AROUND YOU : Lee Sun ju





Seoul, S.Korea
sun, June 07, 2009
Lee Sun ju 이선주 (27), project manager of PanTransNet & shoes designer

place: Ichon-dong, Yongsan-gu

shirt _ Maison Martin Margiela 6
pants _ Shin Choi
shoes _ Opening Ceremony
bag _ Mandarina Duck
watch _ Diesel
necklace _ Trifari jewelry

homepage: unknown

길고 검은 생머리에 약간은 까만 얼굴. 부드러운 옷들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마르탱 마르지엘라의 셔츠를 입고, 만다리나 덕의 가방을 든 모습은 여성스럽달까 의젓하달까, 혹은 둘 다. 촘촘한 흑발에 무채색의 옷들이 오히려 선명하다. 이선주는 매일 아침마다 산책을 한다. 회사의 야근이나 술자리 다음날에는 드문드문 빠질 때도 있지만 집에서 조금만 걸으면 나오는 한강고수부지를, 도저히 아파트 단지 옆이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그 녹색의 물결을 좋아한다. 풀 냄새가 나고 흙을 밟을 수 있는 땅이 더 이상 서울에 많지 않음을 그녀는 알고 있다. 시골처럼 난 오솔길에는 자외선 차단 모자를 쓴 아주머니들과 자전거를 탄 아저씨들과 그녀의 또래 혹은 더 어린 친구들이 지나다닌다. 가끔 보이는 강아지들도 신기한 세상을 만난 것 마냥 두리번거린다. 그녀에게 이 동네는 이중적이다. 교통이 불편해 서울 속의 섬처럼 고립되었고 물가도 비싼 부촌이면서, 조금만 걸으면 어디서도 보기 힘든 녹지대가 공존한다. 하루가 끝나면 조용한 동네에서 그녀는 다시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이면 어김없이 고수부지로 발길을 돌릴 것이다. 동이 튼 어느 새벽, 편한 차림에 긴 머리를 질끈 묶은 그녀가 이 길을 뛰면서 당신의 옆을 휙, 지날 지도 모른다.

yourboyhood x cracker your wardrobe _ AROUND YOU

Cracker your wardrobe x youweresleeping.com x yourboyhood.com

triple name collaboration, i called 'trialogue for you'.

서문 foreword

크래커 유어 워드로브, 유워슬리핑, 유어보이후드.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셋이 공동 작업을 하게 된 시발점은 2009년 3월 말부터 5월 말까지 진행했던 '한국 패션의 지금' 강의였다. 강의의 첫 번째 초대 손님은, 크래커의 장석종 편집장과 유워슬리핑의 강민구였다. 그들은 모두 '스트리트'에 애정을 가지고, 서로 다른 시점에서 '지금의 사람들'을 차곡차곡 담아가는 이들이다.

3월 중순 안국역 근처의 어느 커피숍. 각각 1시간 간격으로 온 셋이 모여 이야기가 무르익었을 즈음 장석종 편집장의 한 마디.

"모두 YOU가 들어가네!"

아, 정말. 모르고 있었다. 이 사소한 우연이 ‘앞으로 무언가를 같이 해보자.’가 되었고 멀지 않은 미래에 현실이 되었다. 몇 번의 만남 - 커피, 담배, 점심과 저녁식사, 이야기들이 모이자 흐릿했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지금 그대로의 작업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약간의 변주를 가하거나 더했다. 유워슬리핑은 파티 스냅이 아닌 강민구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티셔츠를 찍었고, 크래커는 매번 선보이던 앞모습만이 아닌 사람들의 뒷모습까지 신경 썼다.

유어보이후드는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가서 그들이 좋아하는 길과 골목, 풍경과 사람을 담았다. 그들이 사는 동네와 그들에 대한 짧은 글도 넣었다. 어쩌면 귀찮을 수도 있는 작업을 한 것은 스스로의 사진을 돌아봤기 때문이다. 다양하고 새로운 사람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생각과 꿈을 가지는 나와 연결된 사람들, 내 일상의 연장에 있는 사람들을 긴 호흡으로 사진에 담아왔다. 이것은 내 작업의 큰 축이기도 하다.

사적인 감상에 가까운 글을 더한 이유는, 글을 쓰는 것과 사진을 찍는 것은 전혀 다른 작업이지만 둘이 함께 있을 때 전해질 무언가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작은 똑딱이 필름 카메라와 디지털 카메라를 들고 간 누군가의 동네는 처음 가본 곳도 많았다. 그가 다니는 길을 함께 걸으며 대화하고, 좋은 장소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었다. 덕분에 현재진행형 온난화 기후인 2009년 6월 서울 방방곡곡을 땀나게 다녔지만, 결과물의 질을 떠나 작업 자체에 만족한다. 이런 자발적인 고생이 아니고서야 언제 서울의 동서남북을 다녀보겠나.

덧붙여, 사진에 나온 사람들은 모두 나의 친구들이자 동반자들이다. 무턱대고 연락했음에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도와준 열 명의 친구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_

I met my personal ten friends at their neighborhood. I've walk with them, shoot to them in their favorite spot in town. I put use to film & digital camera, and written essays for each one. I gather that ten articles, neighborhood photographs and portraits to published in Cracker your wardrobe, July 2009 issue. the name is 'yourboyhood x cracker your wardrobe _ AROUND YOU'.

'어라운드 유'라는 제목은 제가 짓진 않았습니다만, 마땅히 떠오르는 게 없어서 크래커 장석종 편집장의 제목을 그대로 붙였습니다. 당신의소년기, yourboyhood.com의 연장선에서 주위의 사람들 10명의 동네에서, 그 동네와 그 사람을 찍고 사람들에 대한 글을 하나씩 썼습니다. 카메라는 디지털과 필름을 모두 사용했습니다. youweresleeping.com의 사진가 강민구 또한 지금까지와는 다른 작업으로 함께 참여했습니다. 크래커와 우리들의 이름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단어 you(당신)에 대한 trialogue(삼자대화) 정도 되겠습니다.


written and photographs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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