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rt essay for Jang Yoon ju




Seoul, S.Korea
fri, February 5, 2010
Jang Yoon ju 장윤주 (31), model & musician

place: Cheongdam-dong, Gangnam-gu

장윤주

모델 장윤주를 안 것은 십 대 시절일 것이다. 소녀 취향의 월간 패션 잡지가 처음이었을까. '티티엘 TTL'이라는, 지금도 버리지 않고 갖고 있는 무가지에서 소년과 소녀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스무 살의 장윤주가 웃고 있었다. 그 후로 나는 (물론 당연히) 지면이나 티브이를 통해서 그녀를 보았고, 데일리 프로젝트에서 일할 때에는 눈인사 정도를 하게 되었다. 언젠가 모 편집매장의 아울렛 매장에서 어색하게 인사를 주고받던 기억도, 어색한 만큼 생생하다.

그녀와 오래 처음으로 얘기해본 것이 2009년 '한국 패션의 지금: 서브컬쳐에서 하이패션까지' 강의를 준비하면서부터이다. 지금 생각해도, 그 강의는 좀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았다. 무턱대고 친분 없는 사람들에게 연락하고는 강의를 설명하고, 설득하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의 연결고리들의 묶음이랄까. 장윤주 씨를 소개해준 것은 보그 코리아 VOGUE Korea의 신광호 패션 디렉터님이었고, 장윤주 씨에게 전화하기 전에 정신 씨에게 미리 이러이러한 것을 할 것이라, 말해두었고 장윤주 씨와 절친한 정신 씨는 무척 흔쾌히 내 의도를 전달해주었다. 나는 생각보다 소심한 사람이라, 무언가 성사되기 전에 굳이 그렇게까지 않아도 되는 걱정도 많이 하는데,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내겐 그랬다. 어렵사리 연이 닿아 만난 어느 점심시간, 모처에서 만난 그녀는 내가 생각한 것 같은 사람이었다. 잘 웃고, 호탕한 웃음소리를 가진, 밝은 모습의 여성. 그러나 내가 잘 알지 못할 내면에는 유리처럼 연약한 부분도 왠지 있을 것 같은, 그러나 내게 어떤 노트를 쓰고 어떤 잡지를 보느냐고 묻는,
요즘은 잘 안 봐서 모르겠다며 웃는 사람이었다. 강의 몇 시간 전 만나 얘기 나눈 커피숍을 나서면서 - 살짝 노을 지던 하늘을 보면서 - 서른 살의 감상을 말해주던 그녀. 이상하게도, 그 서른 살의 느낌은 내게 확 와 닿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 단어들만은 아무리 애를 써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 후로 그녀와 자주 보진 않았다. 바쁘기도 했고, 사적으로 자주 볼 만큼의 친밀함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내게 장윤주라는 사람은, 어딘가 닮고 싶으면서 또 달라서 좋은 그런 느낌이다. 팬이라거나 롤모델이라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언젠가 우연히 만나서, 공백 사이의 살아온 얘길, 친밀함에 비례하지 않고도 꺼낼 수 있고 또 들어줄 것만 같은 그런 사람이다. 이것이 일방적인 느낌이더라도, 내겐 그러하다.

written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coat _
onepiece _
shoes _

necklace _

homepage: www.cyworld.com/jjmullan / www.jangyoonj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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