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PE SEOUL STORE open at 5F, Shinsegae Department Store (Main Branch, New Building)_ fri, March 04, 2011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 5층, 2011년 3월 4일 금요일.
베이씽에이프(베이프) A BATHING APE®, BAPE®의 첫 번째 서울 매장이 문을 엽니다.

혹자는 '왜 이 시점에 베이프냐?'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보기에 따라선, 이미 2000년대 중반 아시아와 힙합계를 중심으로 벌어진 '광풍(狂風)'이 끝난 다음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베이프는 그 시작부터 지금까지, 하라주쿠에서 시작한 여타 스트리트 브랜드와 다른 길을 걸었습니다. 시작은 비슷할지언정 카모플라쥬, 파카, 청바지와 스니커즈로 대변되는 베이프만의 룩(look)을 만들고, 세계적인 음악, 패션, 예술, 문화계의 리더들과 함께 다양하게 뻗어가는 레이블로 확장했지요. 특정 브랜드가 특정한 룩을 만들고 그것을 확대재생산 하는 것은, 사실 스트리트패션이든 하이패션이든 그리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의미에서, 에디 슬리먼 Hedi Slimane이 디올 옴므 Dior Homme에 들어가 했던 일과 베이프가 만들어낸 결과물은 비슷할지도 모릅니다(둘의 '장르'는 다르지만 둘 다 '스트리트 패션'에 기반을 두고 그것을 자신들의 색깔로 만들었다는 점이 유사합니다). 그사이, 베이프의 창시자였던 니고 NIGO®가 시대의 아이콘이 된 것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베이프였지만 사실 우리나라에 들어오기까진 크고 작은 문제도 많았습니다. 첫째가 가품(이미테이션) 문제이지요. 지나간 일화가 되었지만, 베이프의 상표를 정식으로 허가받지 않은 업체가 버젓이 등록한 사례도 있었지요. 수년 전만 해도, 베이프가 서울에 매장을 내고, 또 서울을 모티브로 만든 카모플라쥬('서울 카모 SEOUL CAMO'라고 합니다)를 만들어 한정판 상품을 판매하리라곤 생각할 수 없었습니다. 그것이 '신세계'라는 대기업과의 결합으로 생겼다고 해도, 베이프 정도라면 작은 브랜드가 어설프게 전개하는 것보단 이치에 맞는다는 생각이 듭니다.

베이프가 문을 열기 전, 베이프와의 첫 연락부터 매장 개점까지의 중책을 맡은 분들과 얘기할 자리가 몇 번인가 있었습니다. 대화 중 인상적이던 것은, 그리고 '왜 하필 이 시점에 베이프냐'에 대한 대답이 될 것은, 그들이 베이프를 단순한 스트리트패션 브랜드로 바라보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습니다. 베이프는 현재, 클래식 남성복에 집중하는 미스터베이프 Mr. BATHING APE® by UNITED ARROWS, 우라 하라주쿠의 친구이자 더블유탭스 WTAPS 디자이너 테츠 니시야마 Tetsu Nishiyama a.k.a. TET가 디렉터를 맡은 우르서스 베이프 URSUS BAPE®, 그 외에 키즈 BAPE KIDS 라인과 애완견 라인인 도 그스토어 DOG STORE by *A BATHING APE® 등, 거의 전 연령층을 대상으로 옷을 만들고, 액세서리와 스니커즈를 팝니다. 베이프 서울의 시작과 동시에 저 수많은 라인을 만날 수는 없겠지만, 궁극적으로 베이프를 스트리트패션에 기반을 둔 국내에서의 '폴로랄프로렌 POLO Ralph Lauren'의 지위를 노리지 않는가, 생각합니다. 즉 전 연령층에 대한 캐쥬얼 의류 시장을 노리는 것입니다. 베이프라는 브랜드가 넓게 퍼지기 위해, 굳이 소수의 스트리트패션 시장에서 아웅다웅하고 그 시장을 잠식하는 것보단 훨씬 현명한 전략이겠지요.

위의 작은 사진들은 곧 문을 열 서울 매장의 이미지입니다. 뉴욕의 유니클로 UNIQLO 매장, 파리의 편집매장 꼴레뜨 Colette의 리노베이션, 도쿄와 런던, 홍콩의 베이프 스토어 등 일본의 세계적인 건축 스튜디오 원더월의 마사미치 카타야마가 WonderWall/Masamichi Katayama가 인테리어를 맡았습니다. 제가 알기에는 원더월의 첫 번째 국내 작업이기도 합니다. 베이프의 첫 번째 서울 매장의 오픈을 보는 여러분의 시각도 궁금합니다만, 저는 긍정적으로 바라봅니다. 그들이 '들어오는' 것이, 어떤 톱니바퀴를 돌릴 계기가 될지도 모릅니다.

image courtesy of BAPE Korea

www.bape.com / Twitter@ABathingApe_KR / blog.naver.com/BAPEKOREA


written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fashion journalist / photographer of yourboyh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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