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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의 모조품 가게 _ thu, November 25, 2010

어제 신사동 가로수길 초입의 캠퍼 Camper 매장 지나면 나오는, 오랜 시간 자릴 지키고 있지만 희한하게 눈에 안 띄는 가게에 들어갔다. 마네킹이 비즈빔 Visvim의 검은색 배낭(백팩)을 메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인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는 날렵하게 다가와선, 갤러리아 백화점에서 80만 원에 파는 가방인데 여기선 29만 원이라고 했다. 바로 전에 갤러리아 백화점에 다녀온 나는, '비즈빔이 갤러리아에 있어요?' 하고 의미 없는(들어왔을 리가 없는데!) 질문을 했고 그는 넘겨들었다. 그러곤 가방 구석구석까지 꺼내 보여줬다. 진짜 싼 거라며, 신형은 두 개 남았지만 구형은 한 개 남았다면서.

비즈빔을 좋아하지만 가품(이미테이션)과 진품을 구별할 만한 지식은 없다. 배낭은 조잡한 감이 있긴 했지만 꽤 잘 만들었고 꼬리표에는 홀로그램까지 부착되어 있었다. 가격에 혹했다면 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배낭을 제자리에 두곤 '남자 옷들 좋은 거 많다'는 얘기에 쓱 둘러보니, 이 가게, 좀 안 되겠다 싶었다. 명품 브랜드의 태그를 잘라서, 마치 같은 브랜드인데 B품인 것처럼 파는 옷 가게는 많다. 비즈빔 가방 이후 본 것은 발맹 Balmain의 태그가 잘린 가죽 블루종이었고, 그다음에 본 것은 무려 디올 옴므 Dior Homme의 울 라이더재킷이었는데, 회색의 'Dior' 태그가 조잡한 것보다 옷 아래쪽에 당당하게 붙은 'made in china' 표시가 사람 허탈하게 만들었다. 사실 같은 표시는 비즈빔 가방에도 있었다.

모조품을 파는 것까지 제3자인 내가 뭐라고 할 순 없다. 물론 불법이고 그래선 안 되겠지만 말이다. 이 가게의 심각성은 주인이 뻔히 '이미테이션'임을 알면서, 고객에게 '진품'이라고 속이며 판다는 데 있다. 확 가게 이름을 공개해버릴까 생각했지만 역으로 그 가게에 사러 가는 사람들도 있지 않나, 하는 한 번 꼬인 생각이 들어 말았다. 이런 얘기의 끝에는 항상 진흙탕이 있다. 그래서 너는 정품 프로그램 써? CD만 사서 음악 들어? 같은. 나는 성인군자인 척 하거나 명백한 해답을 제시하진 않는다. 아니, 할 수도 없다. 다만 좋아하는 것들, 좋아하는 분야에 대해서는 당당하고 싶다. 적어도 일말의 양심은 유지하고 싶다.

Comments

  1. 그 가게 사장님도 다른 분야에선 양심을 지키고 계실지도 모르는 일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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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두 이 가게들어갔다가 마스터마인드 옷을 진품이라구 권해서...실컷 웃고나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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