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게 계속 가지고 다니고서야 _ fri, March 14, 2014

거의 쉼 없는 나날인데, 진척 속도가 더디다. 컴퓨터 앞에 겨우 앉았다. 무겁게 계속 가지고 다니고서야.

누군가에게 무언가 주는 것은 좋은 거다. 보통 무언가 소유하고자 하지만, 그 이상으로 베풀고 살 수 있다면 훨씬 좋겠다.

좋아하는 블로거에 관해, 영아 씨가 내린 명쾌한(?) 결론. '소비자.' 맴돌았다, 며칠.

태균이 형 전시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반갑게 이름을 불렀다. 내가 알던 친구는 무척 쾌활한 캐릭터였는데, 돌아온 반응이 미적지근하다고 해야 할까, 아니면 떨떠름해 보인다고 해야 할까. 순간 머쓱했고 대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내뱉었던, 반가움이 담긴 이름 부른 행동을 생각하니 사실 어느 정도 반사적이었다. 차라리 그 친구가 솔직했다고나 할까.

화이트데이에 금요일이어서 이리 사람이 많구나. 어디든. 오후 늦게야 깨달았다.

전면 새 단장 후 다시 문 연 갤러리아백화점 웨스트 West에 가봤다. 개방형(혹은 미로형) 공간은 기존 백화점식 응대에 익숙한, 실질적인 매출을 올리는 고객들에게는 불편을 초래할 것 같다. 하지만 이제 우리나라에도 이런 백화점이 생기는구나 싶었다. 사실 소비 공간 중에서도 백화점이라는 공간은 내게 매력 없어진 지 꽤 오래되었다. 예전에는 무얼 사지 않아도 가장 먼저 무언가 보고 느끼러 백화점에 가던 시절도 있었는데. 절치부심한 갤러리아백화점이 그러한 지위를 되찾는다면, 승산 있다고 본다. 새 물건과 새 옷, 새 장신구와 새 매장의 산뜻한 분위기는 규칙적인 시간의 흐름과 계절의 변화가 주는 것과는 다른 의미로 '봄'을 느끼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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