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and thought _ fri, May 15, 2015

목요일에는 수원에 다녀왔다.

이미 마쳤다고 생각한 데서 할 게 더 생겼다. 나는 일단 질문에 답하고 적느라 그 한 시간이 바빴다. 폭풍이 지나고서, 과연 이러한 추가 과정에 추가 금액을 받지 않는 것이 온당한가, 생각하게 되었다.

재킷을 벗지는 않았고, 크리스토프 르메르 
Christophe Lemaire의 미색에 가까운 박하 색 얇은 면 재킷을 입었는데 땀이 촉촉이 났다. 그래도 오늘 즐겨 가는 빈티지 옷가게에서 낙타 색 재킷을 하나 샀고 그러고 싶었다.

수요일에 새 만남이 있었다. <크로노스 
Cronous> 매거진 김창규 기자님 주선이었다. 만남 이전, 그 저녁 자리에서도 이실직고했지만, 꽤 떨렸고 퍽 긴장했으며 약속 이삼십 분 전 도착한 카페에서 냉커피의 마지막 한 방울을 빨아들이면서 공책에 무언가 적었다, 말았다 했다.

무얼 쓰고, 무얼 모으고, 무얼 사람들에게 보여주거나 내가 모르는 어떤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할까. 생각할수록 더 어려워져서는 그날 저녁에는 생각을 멈추었다.

5월 마지막 주 수요일, 그간 생각한 내용을 두고 다시 이야기하게 될 것이다.

집에 오는 길, 이미 빼도 박도 못하는 밤, 건널목 앞에 차를 세워두고 창규 기자님과 나눈 후일담이라든지 앞으로의 벌어지지 않은 계획과 실천의 다짐 같은 것들이 재미있었다.

다시 한 번, 목요일에는 <하퍼스바자 코리아 
Harper's BAZAAR Korea>에 새로운 패션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에 관해 짧은 글을 썼고, 금요일인 오늘은 여름에 열릴 어느 전시 도록 서문을 마무리해야 한다. 무려 2003년 즈음부터 좋아했던 패션 디자이너 얘기를 십수 년이 지난 지금, 쓴다.

미팅을 마치고 나오면서, 친구와 둘이 빙 둘러 이어지는 너무 먼 길을 걸으면서 좀 더 유명해지는 것이 사실 필요한가 생각했다. 더는 친절할 수 없을 정도라는 점을 모두 이해하지 못한다는 데서, 역으로 이해했지만, 또한 상심했기 때문이었다.

Comments

Popu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