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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and 'grds' _ Sat, April 21, 2017



이런 좋은 날씨에 산책이라도 다녀왔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좋았겠지만, 오늘은 한 번도 나서지 않고 집에 있었다. 무언가 입에 넣은 시간을 빼면 대체로 잠만 잤다.

지난 일주일, 그러니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연남동 그라더스 grds 쇼룸 옆 사무실로 출근했다. 박유진 bahc eugene 디렉터와 함께, 브랜드 2주년이 코앞인 5월 초순을 목표로 전시 exhibition와 2017년도 봄/여름 시즌 프레젠테이션 presentation 그리고 팝업 매장 pop-up store을 준비하고 있다.

다양한 장소를 물색했지만 최종적으로 고른 곳은 제일기획 본사 바로 옆, 아페세 A.P.C. 한남점이 있던 건물 1층과 2층이다. 유려한 나무 계단과 거친 콘크리트가 있고, 집기가 빠지고 나니 작은 미로처럼 재밌는 구조가 선명해진 텅 빈 매장이다. 나는 장소 결정의 최종 단계 직전 합류하여 2주년을 맞이한 브랜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중심으로 일종의 전시 프로세스를 짠다. 아페쎄 한남점과 그라더스의 연남동 쇼룸을 꾸민 인테리어 사무소가 같다는 재밌는 우연도 있다.

그라더스의 스니커즈를 처음 본 이들은 좋은 가죽과 고무창을 쓴 간결한 디자인에 눈길을 보낼 것이다. 일부는 이미 시장에 존재하는 선배격 스니커즈 브랜드들과 비교하며 일말의 관심을 지울 수도 있다. 나와 박유진 디렉터의 인연은 작년, 이십구센티미터 29CM와 함께 만든 '브랜드 디렉토리(현재는 '브랜드'로 변경) Brand Directory' 인터뷰 때 생겼다. 직접 설명을 듣고 또 신어보니 그저 디자인 스니커즈로만 생각했던 고무창에는 여느 패션 스니커즈와 다른 기술 technology이 담겨 있었다. 걸어 다니는 사람들을 위해 적확한 지점을 지지하는 발의 균형에 관한 이야기였다.

이는 말로만 내뱉은 연구가 아니라 실존 의학 기술을 바탕으로 그의 의학박사 아버지부터 이어진 '가업 家業', 즉 패밀리 비즈니스 family business의 연장선이자 흥미로운 진화형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라더스는 이러한 점을 대놓고 설명하지 않아 왔다. 제삼자로서, 전시를 공동 기획하면서부터는 그들이 어떻게 사람 발을 연구하고, 또 시행착오를 겪었으며 다시 최적화 과정을 거쳤는지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싶다.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방법은 여전히 고민하고 있다.

전시와 팝업 매장, 2017년 봄/여름 프레젠테이션이 1층과 2층 공간에 함께 이뤄져야 해서 가능한 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항상 더 생각하고 상상해보려 한다. 혹자는 고작 2년밖에 되지 않은 브랜드가 무슨 전시인가, 할 수도 있으니까. 이 작다면 작고 중요하다면 중요한 프로젝트에 합류하기로 하고 오롯이 시간을 쏟은 가장 큰 이유는 이 브랜드가 만든 신발의 과정과 고민이 '진짜 authentic'였다는 점이다.

규모와 팬덤만 남아 텅 빈 강정처럼, 관습과 관성이 지배하는 브랜드를 볼 때도 있지만 그라더스의 스니커즈를 연남동 쇼룸에서 신어볼 때, 받아본 후 집에서 신발의 포장을 다시 뜯을 때 느낀 감흥은 특별했다. 높이 오르기만을 바라면서 좋은 것들을 놓치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전시를 준비하는 작업은 아주 촉박한 일정이지만, 조금씩이라도 기록하고 있다. 곧 더 자세한 소식을 올릴 예정이다.

오늘은 온전히 쉬는 날로 만들려고 했는데, 또 이렇게 일기 반 기록 반 같은 글을 남기게 되었다.















Seoul, S.Korea
Fri, April 14 - Sat, April 21, 2017

Work in progress with grds, sneakers to inspire.



photograph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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