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ds, to inspire — origin, now, vision: day 03 — Sat, May 11, 2017


그라더스 grds 전시와 팝업 매장, 그리고 2017년도 봄/여름 프레젠테이션이 내일이면 마친다.

토요일은 사람이 많이 왔어야 했는데, 강풍에 비바람 몰아친 오후가 아쉬웠다. 해가 반짝 뜨고 거짓말처럼 비바람이 그친 저녁에는 마치 목요일 오프닝 당일처럼 사람들이 몰렸다. 여러 일정으로 오지 못한 친구들과 몇몇 새로 명함을 드린 사람들이 그래서 더 반가웠다.

전시와 함께 있는 1층 프레젠테이션과 팝업 매장 공간에 들어갈 스니커즈 '컬렉션', 즉 제품을 준비하는 게 디자이너와 브랜드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면, 물론 자로 재듯이 나뉜 일은 아니었으나 내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2층 전시 공간의 콘텐츠와 흐름이었다.

'전시' 형태를 실제로 펼치는 발상에는 워크룸 
workroom 스튜디오를 비롯한 여러 훌륭한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함께한 스태프들도 내가 경험한 그 어느 때보다도 열성적이었다(사실 많이 지쳤을 거다).

전시 당일 새벽, 철야 준비를 마치고 더는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잠들 때까지도 만족을 넘어선 불만족과 불안한 마음이 컸다. 그렇지만 처음 '계획'을 짜기 전부터, 물론 매출과 실적은 조금 별개의 더 냉정한 부분이지만, 꼼수와 편법이 아니라 정공법으로 갔으면 했고 그러자고 마음먹었다.

전시 주제와 그를 설명하는 글에도, 보통 자신의 브랜드를 말할 때 들어갈 미사여구 대신 담백한 사실들을 비전문가와 보통 사람들이 보면서 이해할 수 있도록 숱하게 고치고, 또 고쳤다(얼마나 그 설명들을 읽었을까).

각자의 감각으로 이해하는 예술 전시 설명이 아니므로 논리정연한 호흡도 필요했다. 그런 부분을 모두 고려하여,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정성과 노력을 들였다.

프레스 프레젠테이션과 오프닝 나이트, 그리고 전시를 동시에 치른 목요일 밤, 공간에 방문한 분들에게 여러 긍정적인 이야기를 제법 많이 들었다. 
그중에는 내가 존경하는 동료들과 선배들, 잘 모르는 업계 분들이 계셨다. 덕분에 어떤 고생도 단번에 보상받은 순간이 여럿 있었다. 감사하게도.

내일, 일요일이면 한남동에 연 나흘간의 전시와 팝업 프레젠테이션이 마무리한다. 우선 오늘은 좀 일찍 잠자리에 들고, 내일 오기로 한 분들과 예기치 못하게 방문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더 이야기를 걸고 싶다.

나흘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는 밤 열 시가 되면 어떤 기분일까. 누군가에게는 잠시 들르고 말 작은 영역이지만, 지난 한달간 내게는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한 작업이었다. 몸과 정신은 고되었고 어떤 순간에는 불가능해보이기까지 하였으나, 확실한 한 가지는 아주 '재미있게' 했다.







Seoul, S.Korea
Sat, May 13, 2017

<그라더스, 영감을 주는 — 과거, 현재, 미래 grds, to inspire — origin, now, vision>


Photograph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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