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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 6집


'언니네 이발관 Sister's Barbershop' 5집을 2008년에 샀다. 지금은 없어진 압구정역 '상아 레코드'는 그때도 사라지고 없었는데, 온라인 매장을 위한 사무실만 당시 데일리 프로젝트(전 직장) 대각선 맞은편 빌딩에 있었다.

전날 술을 꽤 마셨던가. 출근 전,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 음반을 사고는 회사 컴퓨터 본체에 넣고 아침부터 야근하는 밤까지 들었다. 무수히, 반복적으로, 수백 번씩. 어떤 곡들은 '천' 단위를 훌쩍 넘겼을 거다.

언니네 이발관이 데뷔했을 무렵 나는 고등학생이었고 힙합에 빠져 있었다. 버리지 않고 집 책장 아래 상자 속에 둔 라임 공책에 지금은 결코 한 글자도 밝힐 수 없는 무언가를 끄적였다. 처음 산 CD는 나스 Nas 1집이었고 투팍 2Pac은 영웅이었다. 그러나 힙합은 이십 대가 되며 서서히 멀어졌다. 세 번째인가 네 번째 음반에 와서야 언니네 이발관의 전작들을 듣고, 몇 번인가 공연을 보고 - 지금 사라진 홍대 쌈지홀의 '월요병 콘서트' 같은 것들 - 그렇게 90년대와 2000년대 초중반 그들이 만들고 연주한 곡들은 내 이십 대의 노래가 되었다.

요즘 나오는 취향 좋고 적당히 세련된 노래들을 접하면, 음악이란 때로는 더 나오지 않아도 괜찮을까 싶다. 죽을 때까지 매일 들어도 모자랄 정도의 명곡들이 있다. 하지만 좋아하는 밴드의, 공백이 너무 길어 지쳤다는 표현도 넘어 망각할 즈음 나온 음반을 듣는다. '새로' 나오는 모든 것이 다시금 반갑다. 서른은 진작 넘었고 유유자적 삼십 대가 흐르는 지금, 어떤 음악들이 훗날 떠오를까.

이 음반이 그중 하나가 될까. 곱씹으며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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