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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프로 iPad Pro 10.5, 첫 번째 사용기


아이패드 프로 iPad Pro 10.5인치 모델을 샀다. 와이파이 + 셀룰러 Wi-Fi + Cellular 모델로 애플 웹사이트에서 주문하여 한국 출시 당일 받았다. 이로써 세 번째 아이패드를 사용하게 되었다. 첫 번째 아이패드, 네 번째 모델인 아이패드 4 그리고 이번 모델이다. 아이패드 4를 2012년 말 구매했으니 거의 5년째 썼다. 초기에는 밖에 가지고 다니며 일할 때 썼지만, 이제 그러기에는 너무 느리고 제멋대로 꺼진다. 5년 새 수많은 아이패드가 나왔지만, 굳이 살 필요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다 이번에 큰마음을 먹었다.


익히 알려진 대로 베젤이 얇아지고 화면은 커졌다. 크기도 기존 9.7인치 아이패드보다 조금 크다. 아이패드 모델명은 화면 인치 inch 단위를 따른다. 기존 9.7과 10.5 모델은 1인치가 채 안 되는 차이다. 숫자는 작지만, 단위가 인치라서 실제 제법 체감된다(18% 정도 화면이 커졌다). 셀룰러 모델 기준 477g으로 와이파이 전용 모델이 미세하게 가볍다(469g). 용량은 64, 256, 512GB의 세 가지인데 가장 큰 거로 샀다. 참고로 512GB는 현존 태블릿 PC 중 가장 높은 용량이다(다다익용량). 

아이패드 프로는 10.5인치 외에 12.7인치 모델이 있다. 기왕 사는 거 큰 걸 써볼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13인치 맥북 에어 상판 정도, 그리고 '결재를 바랍니다'라고 쓰여있는 결재 서류 크기와 맞먹는 아이패드 프로 12.7은 너무 거대했다. 책상 위에서 사용할 때는 더 쾌적해 보였지만, 일 말고도 웹서핑이나 넷플릭스 Netflix 시청 등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쓴다. 쉽게 말해, '누워서' 아이패드를 보기에는 12.7인치보다 10.5인치가 낫다(12.7인치를 보다 졸아서 얼굴에 낙하하면 눈물이 찔끔 날지도 모른다).

무거운 4세대 아이패드를 쓰다가 새 아이패드 프로를 쓰니, 합성수지 플라스틱 케이스를 씌워도 크게 무겁지 않다. 다시 집에 있는 아이패드 4를 들어보니 '이걸 어떻게 썼지…?' 싶을 정도다. 사람의 적응력이란. 


아이패드 프로 10.5 케이스는 슬슬 출시하고 있는데, 아직 초창기인 데다 아이폰 수준으로 폭발력 있는 제품이 아니라 선택 폭이 좁고 디자인 역시 마음에 드는 게 거의 없다. 아이패드 4는 케이스와 필름 없이 사용했는데, 운 나쁘게 떨어트리는 바람에 유리 화면 왼쪽 위가 그야말로 박살 났다. 

그래서 패치웍스 Patchworks란 한국 브랜드의 케이스를 씌우고 지문 방지 필름을 붙였다(애플 프리미엄 리셀러 윌리스 Willy's 매장에서 필름을 사면 무료로 부착해준다). 필름이 새 아이패드의 화면 특징인 빛 반사 방지 코팅과 선명한 액정 품질에 영향을 끼친다는 평을 봤다. 필름을 붙이고 보니, 개인적으로는 허용 범위였다. 강화유리가 외부 충격에 더 강하지만, 거대한 유리 크기에 비례하는 무게와 애플 펜슬 Apple Pencil 사용 시 미끄러운 촉감 탓에 제외했다. 

후면 본체 위에 바로 붙인 스티커는 스위스 진 zine 전문 출판사 니브스 Nieves의 마스코트. 포스트 포에틱스 Post Poetics에 갔다가 오랜만에 인사한 완이 씨가 줬다. 패치웍스 후면 케이스는 마찰력이 느껴지지 않고 매끄러운 편이라 집에 있는 케이스 위에 스티커를 두 개 더 붙였다. 이미 휴간한 일본의 전설 아닌 전설적 잡지 <릴랙스 Relax>가 2016년 봄에 딱 한 권, 무크 mook 형태로 책을 냈다. 그 안에 부록처럼 스티커가 몇 장 들었는데, 후지와라 히로시 Fujiwara Hiroshi의 프래그먼트 디자인 Fragment Design과 삽화가 타다시 모로 Tadashi Moro가 <릴랙스>를 위해 만든 스티커들이다.


기기를 바꾼다고 이전에 쓰던 걸 판매한 전력이 전혀 없다. 공식 웹사이트에서 사는 김에 '각인 서비스'를 주문해봤다. 레이저 각인이라 일부러 긁어내지 않는 한 지워지지 않는다. 각인 때문에 일반 배송보다 4일 정도 느리게 온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똑같이 왔다. 'your boyhood, The NAVY Magazine.'을 새겼다. 불투명한 케이스를 씌워서 사진으로 뭉개져 보이지만, 실제로는 깔끔하게 각인했다.


'굳이' 프로 모델을 사는 김에 좀 더 생산적으로 작업해보고 싶었다. 애플 스마트 키보드 Apple Smart Keyboard는 199,000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이다(네 다음 노예님). 이 방수 천 조각 키보드가 너무 비싼 거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바로 나왔지만, 확실히 유리 화면 가상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보다 빠르게 타자할 수 있다. 9.7인치 프로 모델보다 좀 더 넓어져서 풀 사이즈 키보드로 바뀌었다고 하는데, 맥북과 비교하면 물론 못 미친다. 트랙패드도 없고, 은근히 자주 쓰는 esc 버튼의 부재도 크다. 맥북 한/영 전환을 보통 커맨드 command와 스페이스 space 바를 동시에 누르며 쓰고 있어서 정직하게 들어간 한/영 전환 버튼은 적응 중이다.

전면 보호 역할을 함께 하는 키보드이지만 무게가 늘어나는 게 단점이긴 하다. 집에서 쓸 때 키보드는 따로 떼어둔다. 블루투스 연결이 아닌 스마트 커넥터(홈 버튼 기준 왼쪽 가장자리 중앙) 연결식이라, 쓰고 싶을 때 바로 쓸 수 있는 장점은 크다.

사진 속 앱은 노터빌리티 Notability인데, 키보드 활자 입력과 애플 펜슬 필기 그리고 '녹음 recording'이 함께 되는 앱이다. 인터뷰나 미팅을 염두에 두고 고민하다 구매한 앱이다. 완벽한 워드 문서를 바로 만들지 않을 때, 아이디어를 쓰거나 미팅할 때, 종종 심심해서 그림을 그릴 때 이 앱을 사용하고 PDF로 만들어 아이클라우드 드라이브로 넘긴다. 노터빌리티는 맥 Mac 앱스토어에서 전용 앱도 있다(가격은 아이패드 앱과 똑같이 9.99 달러를 한 번 더 내야 한다). 그러면 아이클라우드 공유로 맥-아이패드-아이폰 iPhone 문서 공유가 된다. 노터빌리티 문서에 사진이나 이미지를 넣고, 그 위에 애플 펜슬로 설명을 써넣을 수 있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조작이 쉬워서 아이패드 프로를 사고 가장 실용적으로 쓰는 생산성 앱이다.


애플 펜슬은 이번에 처음 사용한다. 유리 화면 위에 죽죽 긋는 필기감이 미끄러워서 적응이 어려웠다(오래 쓰면 적응하겠지만). 강화 유리 대신 '필름'을 붙인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 화질을 일부 포기했으니 필기감이 그만큼 올랐을까. 뭐 어느 정도 올랐다고 해두자. 갑자기 종이에 쓰는 것처럼 착착 감기진 않는다.


애플 정품 액세서리들은 키보드와 펜슬뿐만 아니라 자잘한 충전선에 이르기까지 가격이 높다(동시에 지갑은 빈다). 작년 프로 출시 때 애플 펜슬을 처음 선보인 주제에 펜슬 수납 케이스는 출시하지 않아 기존 사용자들의 원성을 들었다. 그러다 이번에 펜슬 수납을 포함한 가죽 슬리브(169,000원), 그리고 사진 속 애플 펜슬 케이스(38,000원)를 함께 내놓았다.


레이저로 자른 듯한 마감에 부드러운 가죽의 촉감이 상당하다. 펜슬을 쓱 뽑았다 집어넣을 때의 착용감은 그야말로 수려하다. 새들 브라운을 비롯해 네 가지 색상인데, 고민하다가 '미드나이트 블루'로 골랐다. 남색이다.


스마트 키보드는 화면을 보호하는 커버와 스탠드 역할을 함께 한다. 커버 양쪽 가장자리에 자성이 있어서 애플 펜슬에 케이스를 씌우고도 달라붙는다(오른쪽 자성이 조금 더 세다). 9.7형 스마트 키보드보다 자성이 강해졌는데, 잠시 붙여놓은 수준이지 밖에 가지고 다닐 때 붙여놓는다면 100% 펜슬이 추락한다. 애플 펜슬 수납이 되는 슬리브를 들고 다니거나, 펜슬만 따로 챙기는 게 정신 건강에 이롭다.

아이패드 프로를 구매하려는 사람 중에는 태블릿 PC의 장점인 '엔터테인먼트' 기능 외에 '업무'에 사용할만한가 자문하는 이가 많다. 개인적으로 당연히 웬만한 일은 모두 맥북으로 한다. 아이패드에 '프로' 이름을 달았다고 해서 갑자기 노트북 컴퓨터 수준이 되진 않았다. 하지만 올가을 나온다는 iOS 11의 아이패드 버전에는 맥 운영체제 macOS와 유사한 '독 dock' 기능이 들어간다. 파일 정리와 보내기 쉽게 해주는 파일 Files 앱도 생긴다. 다중 작업 multitasking과 사진 보내기도 더 쉬워진다. 그걸 보고(믿고) 아이패드 프로 10.5를 샀다.

실제 사용하며 느낀 장점은 물론 많다. 더 높은 용량의 4GB 램은 웬만한 웹서핑과 앱 사용 시 저절로 꺼지거나 새로 고치지 않는다, 4개의 스테레오 스피커는 2015년형 13인치 맥북 프로보다 더 나은 느낌이다. 특히 호평 자자한 120Hz 주사율은 현재 나온 모든 전자기기 중 최고 수준으로, 웹서핑 화면이 부드럽다(게임도 그렇다고 하는데 게임은 안 한다). 하지만 이런 '긱 geek'스러운 이유가 (나처럼) 사과 농장을 꾸린 이들을 빼면 굳이 사야 할 이유가 되진 않을 것이다. 다만 사용자로서 만족도만큼은 높다.

결론적으로 아이패드 프로 10.5는 '노트북' 수준 작업에는 아직 모자라고, iOS 15가 나와도 완벽히 대체할 순 없을 거다. 하지만 '노트북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작업을 어느 정도 '보완'하며 '단독'으로 외부에서 사용할 수 있나?' 알아가는 감각으로 쓴다. 

iOS 11이 정식 출시하면 새로 리뷰를 쓸 예정이다.


© written and photographed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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