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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rticle] 대니얼 시저, [Pilgrim's Paradise] (2015)


마감인간의 MUSIC

대니얼 시저, <Pilgrim's Paradise> (2015)

음악을 너무 쉽게 접하고 금세 질리기 쉬운 요즘, 다시 찾아 들을 만한 노래를 부르는 음악가를 만난다는 건 축복이다. 캐나다 토론토 교외에서 자란 싱어송라이터 대니얼 시저 Daniel Caesar가 부르는 리듬 앤 블루스 R&B 음악은 곳곳에 부드러운 여운이 느껴진다. 간결한 피아노 선율과 조화를 이루는 멜로디도 아름답다. 2016년 10월 발표한 최신곡이자 싱글 음반 <Get You (2016)>에 달린 익명의 덧글는 그의 음악을 듣고 느낀 감정을 압축한 두 단어였다. ‘부드럽고 독특하다 smooth and unique.’ 

알려진 바로 그는 복음 음악 gospel 가수의 아들로 태어났다. 교회와 신앙이 공기처럼 스며든 삶은 그에게 자연스러웠다. 데뷔 초기 발표한 EP 음반 <Pilgrim's Paradise (2015)> 수록곡 ‘Violet’ 뮤직비디오에 나온 성가대 신과 교회 시퀀스 역시 경험에서 우러났다. 그러나 그의 터전에서 그와 또래 친구들에게 신앙이란 굳건하지 않고 흔들리는 믿음이었다. 또 다른 그의 대표곡 ‘Death & Taxes’는 믿음에 관한 씁쓸한 개인적 냉소주의다. ‘현실 세계에 살고 있지만, 믿음은 잃었어요 I live in the real world, I've lost my faith.’, ‘이 삶에서 확실한 두 가지는 오직 죽음과 세금이죠 Only two things in this life that are sure, of that I’m sure Death and taxes.’라고 되뇌는 노랫말은 종교를 향한 물음표가 그의 음악적 뿌리라는 점을 은연 중에 드러낸다.

몇 번인가 이 칼럼에 말했지만, 새로 나온 음악을 열성적으로 찾아 듣는 성격은 아니다. 2015년 본격적으로 자신의 작업을 공개한 대니얼 시저의 음악을 처음 들은 건 심지어 올해 1월이다. 아직 정규 음반도 발표하지 않고 파편처럼 나뉜 정보만이 인터넷을 점령한 그였다. 유명인의 척도라는 위키피디아에 이름도 올리지 않은, 이를테면 아는 사람만 아직 아는 젊은 음악가에게 홀린 듯이 마음을 빼앗겼다. 그의 음악에는 십수 년 전 이제 청소년에서 청년으로 넘어갈 무렵, 처음 흑인 음악을 듣고 전율했던 시절의 향수가 남아 있다. 특히 'Won't Live Here' 같은 곡에선 2000년대 초반 아직 전자 음악이 알엔비에 본격적으로 편입하기 전의 아름다움, 조금 성스러운 감정까지도 느낄 수 있다.

그야말로 ‘발견’한 음악가의 신보를 기다리는 건 인지상정이다. 싱글 <Violet>부터 최근 내 트랙리스트에서 무한 반복한 'Japanese Denim'까지 이어지는 곡을 들으면 어서 정규 음반을 듣고 싶어진다. 대충 걸쳐 입은 트러커 재킷과 줄무늬 스웨터, 약간 헐렁한 청바지와 스니커즈 같은 대니얼 시저의 스타일 역시 매력적이다. 스타일리스트가 정성 들여 골랐지만 언제나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처럼 보이는 케이팝 K-pop 소년·소녀들과는 전혀 다른 감각이다. 경력을 쌓아가면서 수많은 패션 잡지와 브랜드가 그에게 구애를 펼치지 않을까. 외적인 매력부터 내면의 세계까지, 이 젊은 음악가를 계속 지켜보려고 한다. 누군가의 말처럼 그는 캐나다 알엔비의 '다음 세대 next generation'가 될 자격이 충분해 보인다.


영화 전문 잡지 <씨네21 Cine21>에 한 달에 한 번씩 쓰는 '음반' 추천 글, '마감인간의 MUSIC'입니다. 대니얼 시저의 EP 음반을 추천한 이번 글은, 2017년도 2월 23일자에 실렸습니다. 위에 올린 글은 지면에 편집하여 들어가기 전의 원글입니다.

I wrote an article about recommended an album that named 'Music of Magam Ingan(which means 'the deadline man' in Korean)' to <Cine21>. I suggested <Pilgrim's Paradise> of Daniel Ceasar at this time.


Written by Hong Sukwoo 홍석우
Fashion Journalist, <The NAVY Magazine> Editor/ Fashion Director.

서울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컨설턴트, 수필가인 홍석우는 패션 바이어와 스타일리스트, 강사 등을 거쳐 미국 스타일닷컴 Style.com 컨트리뷰팅 에디터와 서울의 지역 문화를 다룬 계간지 <스펙트럼 spectrum>과 <어반라이크 Urbänlike>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거리 사진을 올리는 블로그 ‘yourboyhood.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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