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케르테츠 André Kertész _ Sun, July 30, 2017


이십 대 초중반에는 성곡 미술관 Sungkok Art Museum에 자주 갔다. 인생에서 갤러리를 제일 자주 방문한 시기가 십 년도 더 지났다. 뭔가 부끄럽기도 하지만, 일하지 않는 분야의 접점을 어떤 식으로든 확장해가는 건 나쁘지 않다. 아니, 사실 더 권장해야 마땅하다.

지금 성곡 미술관에서는 여름 끝자락인 2017년 9월 3일까지, 사진가 앙드레 케르테츠 André Kertész의 전시를 연다. 1894년에 태어나서 1985년에 작고하였으니, 세 번의 세기를 살다 간 인물이다. 국제적으로 저명한 이 헝가리 태생 사진가의 작업은 오랜 삶의 궤적만큼 변화하였다. 그의 스냅 사진도 좋아하지만, 특별히 좋아하는 건 '정물 still life' 작업이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파리로 이주한 후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집과 아틀리에를 빈번하게 드나들었다. 화가 몬드리안의 안경부터 별다를 것 없이 집 chez에 놓인 꽃과 식기까지, 사진가의 흑백 프레임에 담긴 물건들은 형용사로 묘사하기 어려운 기분을 선사한다. 몇 가지 단어로 순간 든 느낌을 표현하고 나면 그 '단어'에 사진 속 감각이 갇힐 것만 같다. 말하기 주저하게 되는 무언가가 사진 안에 있다.

앙드레 케르테츠의 사진을 처음 자각한 데 패션이 영향 주었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재미있다. 그의 사진을 처음 안 건 잡지를 뒤적이다 본 한 장이었다. 꼼데가르송 COMME des GARÇONS이 1980년대부터 90년대 초반까지 발행하다 휴간한 <식스 Six>라는 잡지가 있다. 잡지라기보단 예술가들의 작업과 레이 가와쿠보 Rei Kawakubo의 비전을 담은 진 zine 형식 아트북인데, 80년대 발행한 잡지 중에 앙드레 카르테즈의 사진이 있었다. 브루스 웨버 Bruce Weber처럼 이미 익숙한 상업 사진 대가 이름도 아니었는데 어쩐지 머리에 남았다. 성곡 미술관 전시 소식을 듣고 반가웠으나 여태 미루다가, 오늘에야 가보려고 한다. 


추신. 성곡 미술관 모바일 웹사이트 디자인은 아주 마음에 듭니다. 누가 했을까.


© Chez Mondrian, Paris, 1926 HEZ MONDRIAN, PARIS, 1926. Image courtesy of André Kertész.



© Fork, Paris, 1928. Image courtesy of André Kertész.



© Mondrian's Glasses and Pipe, 1926. Image courtesy of André Kertész/ Higher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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