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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e, October 10, 2017


세상 길었다는 연휴는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게 훌쩍 갔다. 했던 다짐들은 대체로 장렬하게 산화하였고, ‘멍’하게 보낸 날 반, 지키지 못한 약속 반, 그리고 맹렬하게 돌아다니고 일한 마지막 일요일이 있었다. 다시 일상이 오고, 사람들은 일하며, 나 또한 그 안에 다시 투입되었다. 중요한 목요일 촬영을 앞둔 며칠은 미팅과 조율의 나날이다. 원고를 하나 써서 보냈고, 밤에 하나 더 쓰려고 한다. 2017년 10월은 하반기 가장 바쁜 달이 될 것이다(아마도).

타이완과 도쿄와 서울과 상하이를 오가는 대만 친구는 그가 관여한 일본 어느 가방 브랜드 팝업 매장 pop-up store의 가능성을 물었다. 뱅앤올룹슨 Bang & Olufsen이 만드는 베오플레이 B&O PLAY 글로벌 프로덕트 매니저는 인스타그램 메시지로 그들의 한국 시장 진출을 위한 홍보 대행사를 추천해줄 수 있는지 물었다. 두 곳을 추천하였고 한 곳을 추가로 알려주었다. 이미 한국에 매장들이 있지만, 직접 진출이나 자회사가 아닌 배급사 distributor 형태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꼼데가르송 COMME des GARÇONS 화보는 좋은 사진이 너무 많아서 고르는 데 힘이 들었다. 총 열두 쪽에 들어갈 사진은, 멋진 배열과 디자인을 배제하고 간결하고 고전적인 구성을 취하였다. 

다음 주면 다시 서울패션위크 Seoul Fashion Week Spring/Summer 2018가 열린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 DDP와 서울 곳곳에 열릴 오프 쇼 off show들을 볼 예정이고, 열 몇 개 브랜드는 직접 취재하고 비평을 남길 것이며(패션위크 기간 중 매일 발행하는 <데일리 뉴스 SFW Daily News>와 서울패션위크 공식 웹사이트에 PDF 매거진 형태로 올라온다), 한 브랜드와는 백스테이지 사진을 담으려고 한다(소소한 다큐멘터리처럼).

커스텀멜로우 Customellow 2017년도 겨울 시즌, 두 번째 룩북 작업 디자인도 이때 병행한다(채원 씨가 좋은 어시스턴트로 이번에도 함께). 지난 반년의 정리, 마무리 단계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메종 스테디스테이트 Maison Steady-state 책 작업까지 생각하면 조금 아찔하다. 

지난 9월, 두 번 녹음한 패션 팟캐스트 fashion Podcast <복싴남녀>는 시월부터 세 번째 시즌의 ‘고정 구성원’이 되기로 하였다. 오는 토요일에 그 첫 녹음을 한다. 아무래도 서울 패션위크 이야기를 조금 풀어볼까 싶다. ‘초대 손님 guest’이 아니게 되면, 방송의 방향에도 예전보다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 이 방송은 단순한 재능 기부라기보단, 업계 다른 위치에 있는 이들의 시선으로 다시 이 분야를 바라보는 일종의 필터 역할, 그리고 글과 정적인 이미지들로는 보여주기 어려운 콘텐츠로서 기능한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흐를까, 내심 기대와 걱정이 반씩 있다.

일이 겹친다는 핑계들은 곧 게으름으로 귀결하였다. 일의 다른 한쪽에선 취미를 고정적으로 진행하자는 다짐 - 9월에 열기로 했던 제목 미상의 독서회 등 - 은 잠시 보류하였다. 11월이 오면 가능할까.

내일 시원한 비가 내리고, 일기예보처럼 (과연) 날이 더 쌀쌀해지면, 지금 입은 트레이닝 재킷보다 더 두꺼운 코트를 입고 도시를 거닐고 싶다. 당분간 아찔할 정도로 ‘일’하고, 하루 한 시간 정도는 연착륙하는 가을 문턱을 맛볼 수 있도록 산책하자고 스스로 다짐하였다. 

추석 연휴 마지막 일요일, 꼬박 밤을 지새우고 나선 아침은 가을답지 않게 더운 하루였지만 온종일 돌아다닐 수 있었다. 쓰러지듯이 잠이 들었다는 결말까지 포함하여, 괜찮은 연휴 대단원이었다.


Seoul, S.Korea
Sun, October 08, 2017

Coffee shop


photograph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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