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구매 _ Sun, February 18, 2018


설 연휴 막바지, 마음은 다급해진다. 써야 할 원고가 줄줄이 비엔나소시지처럼 남아 있다.
원고 흐름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듣지 않았던 음악을 들어보기도 하고, 운동도 하고, 사진에 관한 몇 가지 글과 문서를 들여다보았다.

충동구매를 하나 했다. 전기레인지. 보통 인덕션으로 부르는 그것.
엄마가 입원했던 2017년 여름, 부엌을 비롯한 집안일을 하면서 새삼스레 주부의 위대함을 알게 되었다.
평생 집안일을 하라니, 난 절대로 못 할 것이다.
인덕션 얘기야 몇 해 전부터 나왔지만, 무얼 사고, 어딜 다녀오고, 또 자잘한 핑계들로 실행하지 못하였다.
그래서 사버렸다. 쓱 검색하고, 사람들 평이 좋은 거로.

당연히 좋아하신다.
설명을 꼼꼼하게 읽고, 필요했던 기능들 - '가스 밸브는 잠갔니' 같은 말이 나온 이유들 - 을 얘기해드린다.
했던 얘기 하고 또 하는 내가 마치 할머니 같기도 하였다.

이러한 종류의 쇼핑은 나를 위하여 사는 어떤 것들보다 뿌듯하다.
가장 가까운 이들을 위하여 돈을 쓸 때, 가장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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