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Wed, April 04, 2018


직관적인 편 가르기가 적극적으로 호응받는 게 소셜 미디어이고 포털 사이트 댓글인데, 왜 불만과 불만족만을 ‘쉽게’ 이야기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실제’ 이야기들은 부족할까. ‘남자라서’, ‘여자라서’ 대척하고 적과 다름없이 논하는 자체에 골몰하는 선동가들과 그에 호응하여 쉽게 손가락 놀리는 팔로워들이 사실 이해 가지 않는다.

직접 겪은 훌륭한 사람들의 성별이 능력과 이어졌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좋은 사람, 싫은 사람,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 그 외 수많은 이들이 스쳐 지나갔지만 모두 그들 자체의 됨됨이였다. 그래, 유리 천장은 있다. 그렇다면 그것을 ‘흘깃’ 보고 듣고 선동하는 이들이 내뱉은 걸 수없이 리트윗하고 리포스트하며, 대립할 게 아니라, 그 안에서 ‘왜’ 그랬는지 좀 더 진지한 담론이 필요하지 않을까?

사회의 불균형 문제는 우리가 터전을 내린 이곳이 여러 의미로 ‘불평등’하였기 때문에 발생하였다. 일부는 여전히 이어지고, 일부는 개선의 여지가 보이며, 일부는 그 토론에도 끼지 못한 채 여전히 그늘에 가려져 있다. 웹에서, 소셜 미디어에서 선동만을 일삼은 이들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하나 우려하는 점은, 세상이 점점 더 나은 방향으로 갈 것이라는 긍정의 시선이 주로 웹 안에서 존재하는 적대와 대립으로 서로에게 화살만을 겨누는 일로 변해가는 모습이다. 나는 어머니의 평생을 존경하고, 아버지의 삶과 그늘을 알고 있으며, 주변과 조금 더 어린 다음 세대가 생각하는 고민을 더 알고 싶다.

소셜 미디어와 미디어를 의심하시길. 의심하고, 다시 주변과 대화하며, 당신의 가까운 사람들과 척을 지기 전에 한 번 고민하고 다시 ‘직접’ 대화하시기를. 편협한 위선일 수 있으나, 진짜 변화들이란 작고 좁은 가상 세계가 아니라 주변에서 먼저 벌어질 것이다. 그 시작이 점진적이라도 꼭 그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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