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n Hang (1987 - 2017)

슬슬 잠자리에 들려던 새벽,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중국 지린성 창춘 출신 Chang Chun, Jilin Province으로 베이징 Beijing에 기반을 두고 활동한 사진가이자 시인, 렌 항 Ren Hang이 세상을 떠났다.

1987년생으로 한국 나이 서른한 살, 만 나이로 다음 달이면 서른 살이 되는 사진가였다.

그의 웬만한 사진은 많은 사람이 보는 블로그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절대로 올릴 수 없다.

기괴한 누드와 풍경 그리고 초상 사진들로, 보는 이로 하여금 불쾌감과 독특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작업들은 중국 당국의 심한 제재를 받았다.

하지만 반대로, 외국 유수의 사진가들과 갤러리, 박물관과 예술 서적 출판사 그리고 패션 잡지와 브랜드가 끊임없이 구애했다.

신뢰할 수 있는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그의 사인이 아직 명확히 공개되진 않았으나 평생 우울증과 싸워 온 그가 독일 베를린 Berlin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하였다고 한다.

렌 항의 작품을 마지막으로 직접 본 것은 작년 9월, 파리의 갤러리 파리-베이징 Galerie Paris Beijing에 놓인 사진 몇 점이었다.

그의 사진을 처음 접한 건 친구네 스튜디오에 놀러 갔다가 본 호주머니 크기의 작은 자가 출판 사진집이었다.

이후 삼성전자를 위한 라이프스타일 리포트를 만들면서, 중국 도시들을 다룬 두 번의 리포트 중 하나에 그의 사진과 작업을 다루었다.

렌 항의 사진은 수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나, 누구도 그 천부적인 재능에 의문을 제기하진 않았다.

우리가 접하는 수많은 동시대 사진이 비슷하고 지루한 모습을 띠어도, 누구도 그의 사진들이 독자적이며, 오롯한 창조의 영역 안에 숨 쉬고 있다는 걸 부인하지 않았다.

렌 항이 사망하기 전, 가장 활발하게 작업한 잡지 <퍼플 패션 매거진 Purple Fashion Magazine>의 발행인 올리비에 잠 Olivier Zham은 그를 추모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에서 렌 항을 '모든 젊은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사진가이자, 새로운 아라키 He inspired all the young generation of photographers. He was to me the new Araki.'라고 했다.

100% 동감한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동시대 가장 훌륭하고 독보적인 재능을 지닌 사진가가 너무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떴다.



Ren Hang's photography on Galerie Paris Beijing, September 2016.





© Untitled by Ren Hang, 2015. Image courtesy of Stieglitz 19.


© Untitled, Inkjet print, 67 x 100 cm/ 27 x 40 cm by Ren Hang, 2014.


© Untitled, Inkjet print, 67 x 100 cm/ 27 x 40 cm by Ren Hang, 2012.


Ren Hang and his came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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