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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마치고 _ Fri, April 21, 2017


일을 마치고 연남동으로 온 형과 친구와 한잔하다가 더 형들이 있는 한남동에 갔다. 해가 떠 있던 저녁 여섯 시부터 마셨다는 띠동갑 형과 이미 잠에 빠진 형 사이에서 이야기를 대체로 들었다. 오랜만이었다. 만날 말만 하다가.

마감 끄트머리, 보내는 걸 깜빡한 내 잘못으로 열이 뻗친 모 잡지 담당 기자의 독촉 문자에 늦은 원고를 헐레벌떡 보냈다. 도저히 반박할 수 없는 비난에 혼자 마음 추스르는 시간도 온전히 한남동의 몫이었다. 보통 오지 않는 요일에 있지 않을 시간, 누군가 보면 편견 혹은 반박을 펼칠 푸념 같은 사실들이 어른의 입에서 우리의 입으로 전해졌다. 4월치고는 퍽 쌀쌀했던 금요일 새벽, 시작을 그렇게 마무리하였다.

사실 가끔 생각할 때가 있었다. 서울이 아니었다면. 새벽 가을 같은 찬 바람을 조금 열린 자동차 창문 틈새로 맞으며 집으로 간다. 오늘은 오전부터 미팅이 있고, 이번 주 가장 힘 쏟은 '일'을 마무리해야 하며 - 아직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았고 사실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래도 우리가 제법 의미 있는 일을 한다고 믿으며 - 집으로 간다. 그냥, 그냥 집으로 간다.

집에 가면 새 명함이 있을 것이고 주변 너무 아끼는 사람들의 너무 슬픈 일들에 가슴 철렁하면서도 이기적이게도 기분이 나쁘지 않다. 너무 나쁘지 않도록 조금씩이라도 나아졌으면, 하고 잠이 들기를 바랐다.


Seoul, S.Korea
Fri, April 21, 2017

F.U.S.S. bar, 684-67 Hannam-dong, Yongsan-gu


photograph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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