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Music _ Wed, June 15, 2017


'사람이 만든 음악을 귀로 듣는다.' 이게 음악이자 오늘날 음원입니다.

'음악과 결합한 영상을 눈으로 보며, 듣는다.' 이건 음악에 기반을 두어 만든 뮤직비디오의 형식이죠. 

우리가 아는 대중음악 pop music이란 항상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와, 사람들의 귀로, 다시 머리로 들어와 각인되고 공유하는 반복이었습니다.

음악을 '저장'하는 매체는, 고작 100년 남짓한 근현대 음악사 안에서 숱하게 바뀌었습니다. 조금 다른 영역이지만, 흑백 브라운관 TV가 70인치 5K LED TV로 변하는 사이, 발전한 것은 영상을 전달하는 기술과 산업의 규모입니다. 사람들이 그 작고 네모난 상자 안에 들어가서, 희로애락을 전달하고 공감하여 소통해나가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음악 또한 마찬가지 아닌가요. 

USB, 다운로드 코드를 적은 문서, LP, LD, CD와 카세트테이프, 그리고 MP3에 이르기까지, 매체들의 차이가 듣는 경험의 차이를 만들었을지언정, 노래를 귀로 듣고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거나 몸을 흔들고, 때로는 감동을 하는, 그 과정 자체는 항상 그대로 아닌가요.

오늘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기술과 전달 방식의 발전을 따라오지 못한 해프닝으로, 훗날 분명하고 냉소적으로 기록될 겁니다. 논쟁을 유발하기 위하여 의도했다든지, USB의 품질에 관한 이야기는 본질과 하등 관련 없는 이야기일 뿐이고요('가공'의 '정도'가 '품질'을 말하는 단 하나의 기준이라면, 찢어진 청바지부터 베트멍과 라프 시몬스의 옷들, 그리고 온갖 해체주의로부터 영감 받은 공산품들은 전부 벼룩시장에만 존재해야 할 겁니다).

음악을 만들고 음악을 듣는다. 

그게 전부이고, 또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


<권지용 Kwon Ji Yong> EP by G-Dragon,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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