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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 January 05, 2017


기껏 아이폰 iPhone X을 샀지만 여전히 스마트폰으로 거의 사진 찍지 않는다. 대신 부단히 디지털카메라 혹은 필름카메라를 가지고 다닌다. 그래서 요즘은 짧은 영상을 몇 초 정도 종종 찍어본다. 나중에 아, 하고 기억에 남을 듯하여. 

금요일은 오랜만에 평온하려나 싶었는데 며칠 늦은 원고를 쓰고 - 자신이 원했던 원고라고 추켜세워주어서 쑥스러웠지만 기뻤다 - 과연 끝이 있나 싶은 일의 끄트머리를 여전히 부여잡으며, 결국 이어져서 새롭게 제안해야 하는 내용을 준비하고, 보고, 듣고, 설명하고 공유하느라 저녁 시간이 휙 지났다. 시간을 뺏는 것일 수도 있는데 자기 일처럼 해준 대표님에게 감사했다. 집에 오며 전화를 하고 이야기를 듣고 다시 이야기하였다. 결국 길어지고 횡설수설하지만, 혼자 속으로 생각한 무언가를 정리해간다. 말은 종종 힘이 된다. 

방에서는 촛불과 향을 번갈아 켠다. 요즘은 작은 촛불에 빠졌다. 오후, 저녁, 새벽, 대체로. 

논리라는 단어를 자주 듣는 요즘이라 무논리한 경험이 더 끌린다.

아직 추위는 남았지만, 겨울이 지난다. 디스이즈네버댓 thisisneverthat에서 산 패딩 코트 - 밖에서 검정 롱 패딩 코트를 매일 100명 정도 보지만 - 가 지루한 강추위를 막아주었다. 토요일 발매하는 고샤 루브친스키 Gosha Rubchinskiy와 버버리 Burberry의 캡슐 컬렉션에 돈을 내러 청담동에 아이들이 줄을 설까(어차피 내일 오전 복싴남녀 Radio BSNN 녹음이라 압구정동에 간다).

문득 자신을 위한 작은 과소비를 하고 싶었다. 토요일이 어머니 생신인데(그 나이 어르신들처럼 음력 생일) 저녁에 또 미팅이 하나 있다. 자신을 위한 무언가를 사시라고 돈을 드렸는데 별로 그렇게 소비하는 분이 아니다. 고샤 버버리가 아니라 엄마 선물을 사러 백화점에 가볼까. 내가 하고 싶은 과소비는 단위가 커서 실제로는 어렵지 않을까 싶다.

의식의 흐름이 이어져서는 <다섯시 정치부 회의>를 검색하다가, 박근혜 퇴진 촛불집회 생각이 났고 그때 들었던 가장 강렬했던 - 아마도 처음 촛불집회에 나가서 수많은 인파를 뚫고 나오다 무대 뒤쪽에서 서서히 가까워지며 울려 퍼지는 목소리를 라이브로 들은 - 이승환 노래가 생각났다. 후렴만 기억 나서 가사를 치니 제목은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인데, 하이라이트 부분이 그때 촛불집회에 모인 사람들의 모습, 순간, 정서와 몹시 어울렸던 기억이 났다(거친 날숨과 찡한 감동, 눈물도 찔끔 났다). 2017년에 들은 최고의 노래라는 제목으로 짧게 쓰려고 했는데, 촛불집회의 나날은 벌써 재작년, 2016년이었다. 햇수로는 2년이다. 당시 곁에 있던 사람들은 슬프게도 바뀌었다. 묘한 기분이었다.

다음 주 중요한 일이 있다. 주 초반에도 원고를 두 개, 아니 세 개는 써야 한다. 적어도 주말이 가기 전 두 개는 써두어야 할 것이다.

성취하기 위하여 경쟁을 뚫고 가는 삶을 생각한다. 알게 모르게 우리는 경쟁한다. 항상 자신이 옳다고 믿는 작업에 몰두하여 묵묵히 성과를 내는 종류의 사람이고 싶다. 먼 훗날 실제로 그러했노라고 자답하면 좋겠으나 2018년은 상대적으로 역동적인 나날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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