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YOU : Koo Song yee





Seoul, S.Korea
fri, June 19, 2009
Koo Song yee 구송이 (25), student & photographer & byeflu owner

place:
Seocho-dong, Seocho-gu

jacket _ vintage, bought at vintage shop JAMIE&BELL
cardigan _ THEATRE PRODUCTS(シアター・プロダクツ)
t-shirt _ byeflu
skirt _ Vivienne Westwood
shoes _ Opening Ceremony

homepage: www.cyworld.com/songsphotography

구송이를 처음 만난 것은 그녀가 스물두 살 때였다. 내 친한 친구와 고등학생 때부터 친하던 구송이를 그리 늦게 만난 게 좀 의아하기도 했다. 그때 나는 스물넷이었는데, 내가 아닌 그녀의 나이로 기억하는 것은, 자기 생각이 뚜렷하고 잘 웃고 일에 대한 욕심도 많은 당찬 사람이 고작 스물두 살이라니 하는 놀라움 때문인지도 모른다. 학생이면서도 사진 작업을 오래 해온 구송이는 딱 그때 동네에 스튜디오를 열었다. 이번 촬영을 위해 오랜만에 서초동에 갔다. 긴 머리를 싹둑 자른 단발에 약간은 피곤한 기색이지만 내가 '물방울 눈'이라고 부르는 초롱초롱한 눈동자는 여전하다. 바로 앞에 있는 교대 정문 앞길은 막히는 차들과 왁자지껄한 사람들 때문에 정신이 혼미할 지경인데, 한두 블록 들어간 주택가는 한산하기 그지없다. 갈색 벽돌로 지은 빌라가 많고 빌라 사이에 영화사나 게임 회사 같은 사무실도 들어서 있다. 회사들 때문에 낮에는 차가 많이 다니지만 밤이 되면 딴 세상처럼 조용해진다. 가끔은 기이할 정도의 조용함에 섬뜩할 때도 있지만 차분해서 걷기 좋은 이 동네를 좋아한다. 오래된 갈색 빌라들과 새로 지은 회사 건물들 사이에는 시든 장미가 넝쿨 져 늘어진 자갈밭 주차장도 있다. 주차장 벽돌담에는 어색한데도 어울리는 별이 하나 하얀 페인트로 그려져 있다. 여기 예쁘다, 여기서 사진 찍자, 했더니 응, 나도 여기서 엄마 찍어 드렸어, 하고 웃으며 받아친다. 얼마 전 구송이는 학교의 졸업작품전을 마쳤다. 친한 동생들과 주위 사람들을 모델로 담은 화보 작업. 작업 자체보다 작업 외의 것들로 고된 시간을 보낸 그녀의 2009년은 생각이 많다. 입고 있던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스커트처럼, 어떤 부분들은 살짝 비틀어지고 꼬였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알잖아, 그런 것들이 있으니 인생이지. 다음 약속 때문에 성급히 나오느라 밥도 같이 못 먹고서는, 오빠도 그렇고 신기하게 오랜만에 사람들에게 연락이 오네, 하는 그녀가 서초동만큼 조용한 스튜디오에 남았다.


written and photographs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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