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YOU : Kwak Ho bin
Seoul, S.Korea
wed, June 24, 2009
Kwak Ho bin 곽호빈 (23), Tailorable designer
place: Hannam-dong, Yongsan-gu
suit _ Boglioli
shirt _ Tailorable
shoes _ Alfred Sargent
pocket square _ Roda
tie _ Franco Bassi
homepage: www.tailorable.co.kr / blog.naver.com/buls13
한남동의 제일기획 건물 앞 횡단보도 앞 언덕에서 순천향병원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걸으면 곽호빈의 집과 '테일러블'의 쇼룸이 나온다. 테일러블은 곽호빈이 만드는 남성복 브랜드의 이름이고, 주로 셔츠와 수트와 잘 빠진 블루종 그리고 치노 팬츠를 만든다. 가을부터는 타이도 만들 것이라 했다. 쇼룸을 연 것은 몇 달 전의 일인데 바쁘다는 핑계로 이제야 갔다. 나이에 비해 사려 깊은 행동이 몸에 밴 그를 볼 때 저때의 나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간단한 안부 인사를 한 뒤 마실 게 없다며 근처에 탄산수를 사러 나간다. 나는 빈 시간 동안 쇼룸을 꼼꼼히 살펴본다. 곳곳에 있는 스티브 맥퀸에 관한 책이며 직접 만든 신발과 둥근 옷깃의 셔츠 같은 것들에서 그의 취향이 느껴진다. 쇼룸 안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고 한남동 골목으로 나섰다. 사실 쇼룸이 그렇게 눈에 띄는 위치는 아니라 어째서 여기냐고 물어보니 집 근처라 매일 다니는 길이었는데 항상 빈 공간이라 여기라면 좋겠다 싶었단다. 건물 2층은 살림집이고 그 옆은 쌀집이다. 2층 집 창문에 촘촘히 놓인 꽃들은 벌써 만발했다. 저녁 일곱 시에 가까운 시간이었지만 초여름이라 노을도 천천히 물들고 있다. 6월의 여름 노을은 고등학생 시절부터 항상 좋아했다. 차가 다니지 않는 골목을 함께 걷는다. 드레스업은 수년 전부터 테일러에 대한 애정을 쌓은 곽호빈의 트레이드 마크라 해도 될 것이다. 볼리올리의 회색 수트에 직접 만든 셔츠를 입고 빠알간 빛이 나는 로다의 포켓 스퀘어가 상큼하다. 하트 자수가 새겨진 프랑코 바시의 타이가 뺏어서 매고 싶을 정도로 잘 어울리는 그. 7월 말에 일본 여행을 갈 것이고 거기서 원단 업체의 분들도 만날 것이라 했다. 그는 남에게 자신의 포부를 당차게 밝히는 타입은 아니지만 그런 점이 그를 더 돋보이게 한다. 말로 싸우지 않는 사람이 묵묵하게 길을 만들어 가는 법이다. 한강진역과 이태원역의 중간 즈음인 한남동에는 재개발이 아직 손길을 뻗진 않았다. 오래된 모습을 간직한 서울 동네들이 그렇듯이 그의 집, 쇼룸, 옷차림이 이곳과 묘하게 어울린다. 노을이 채 사라지기 전 대화도 촬영도 끝이 났다. 담백하게 손을 쥐어 악수하고 언덕을 다시 올라 이태원역으로 향했다. 심신이 지쳐 있는데 역시 그가 문자를 보낸다. 수고하셨어요. 형. 종일 걸어 다녀 지친 심신에 살짝 힘이 난다.
written and photographs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yep i like the "around you" concept.. like that you can see their environment and then come up and personal to them. I can see an fun stop motion movie out of these
ReplyDelete안녕하세요. 재밌는 사진들이에요. 나중에 서울 구경 좀 시켜주세요.
ReplyDelete이분 이태원 맞춤 양복집에서 뵌 것 같기도 하고.. 부럽습니다. 모두 하시고 싶은신 일 하시는 석우님이나 여러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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