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OUND YOU : Shin Hye kyung




Seoul, S.Korea
fri, June 19, 2009
Shin Hye kyung 신혜경 (27),

place:
Sillim-dong, Gwanak-gu

sleeveless top _ SWD skyward
pants _ kai-aakmann
shoes _
COMME des GARCONS
bag _ Fleamadonna

homepage: blog.naver.com/fxuxxy

신혜경은 신림동에서 27년을 살았다. 스물일곱. 조금 과장하면, 그녀의 인생 전부가 이곳에 있다. 서울답지 않게 이 동네는 한없이 느리다. 어린 시절 기억하는 나의 서울은 거의 사라졌는데 그녀에게 신림동은 변하지 않는, 혹은 느리게 흐르는 동네다. 바뀌어야 할 것들이 너무 바뀌지 않고 있다고, 그런 말이 어울리게 적당히 뜨끈한 오전 시간에 넌지시 얘기한다. 27년이란 시간 동안 그녀의 옷에 대한 취향은 꽤나 변했다. 이십 대 초반에는 짧은 머리에 사내처럼 큰 사이즈의 티셔츠와 헐렁한 청바지를 즐겼다. 그 후로는 어딘지 모르게 점점 여성스러워지고 있다. 헐렁한 스카이워드의 민소매 스웨트 셔츠와 카이아크만의 배기핏 팬츠, 그리고 스티치가 들어간 듯한 느낌의 귀여운 꼼 데 갸르송 스니커즈. 마음에 드는 옷과 신발이라며 쑥스럽게 웃고는 좋아한다. 사진 찍히는 일에 익숙하지 않은 그녀의 어색함을 잘 안다. 나도 찍는 것에만 익숙하지 찍히는 건 젬병이니까. 신림동은 삼청동처럼 사진 찍히는 것이 익숙한 동네는 아니다. 사람들은 그저 오래된 동네에서 이어지는 그들만의 일상을 보낸다. 신림역 앞 개천에서도, 시장 통 과일 장수 아저씨도, 초등학교 안 벤치에서 담소를 나누는 노 부인들도 그렇다. 활력이나 에너지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동네는 아니다. 대신 그 자리에 턱 버티고 선 오래된 일상이 그림자처럼 신림동 사람들을 따라다닌다.


written and photographs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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