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i, February 26, 2010
요새 드는 몇 가지 생각들.
먼저, 돈 벌어서 카메라 바꾸고 싶다. 필름 카메라는 괜찮지만 빛 샘 현상이 생겨서 수리 맡겨야 하고, 지금 쓰는 디지털 카메라는 솔직히 수명 다한 거 같다. 내가 쓰기엔 한계가 느껴진다. 기계는 여전히 잘 찍히고 튼튼하지만, 스스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라도 한 단계 높은 카메라로 바꾸고 싶다.
1분 1초가 아쉬울 정도로 바쁘진 않지만, 정신이 없다. 요새 바쁘세요? 라는 질문에 철이가 했던 말이 정답이었다. 정신이 없어. 이것과 저것이 있으면 뭐를 쳐내는 것이 옳은가 생각해야 하는데, 생각할 겨를이 없다. 나의 딜레마, 하나를 잘하고 싶은데 어째 여기저기 손을 벌리는 형국이란 것. 조금 더 살면, 나이를 먹고 경험을 하면, 더 정리할 수 있을까. 가끔 부러운, 또 괜히 불안해지는 게 '자기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인데. 아직 해결 중인 과제다.
책 읽으며 많은 걸 배운다. 요즘은 책 읽기 어렵다. 가장 최근 산 건 <1q84>인데, 어제 자기 전에 잠깐 읽었지만 들고 다니긴 버겁다. 요즘 책들은 딱딱한 표지에 좋은 종이를 쓴다. 그런 책들에 사람들도 익숙해졌고, 문고판이라 봤자 아무도 안 읽는 옛날 소설들 아니면 한 글자도 뇌에 박고 싶지 않은 자기계발서들이다. 좋은 책은 다양한 판형으로 나오면 좋겠다. 많이 팔았을 테니까, 갱지에 가격 팍 낮춰서 나오면 책도 가볍고 좋을 텐데.
서류가방을 쓴다. 불편하다. 손잡이도 없고 손도 자유롭지 못하니까. 하지만 쓴다. 이번 뉴욕 방문에서도 '잭 스페이드 Jack Spade'의 것을 샀다. 검정 가죽으로 된, 안 주머니가 세세하게 나뉜 포트폴리오 케이스. 세일까지 하고 있어 안 살 수가 없었다. 티셔츠보다 셔츠를, 후드 파카보다 재킷을 입기 시작하며 생긴 변화일까? 이십 대 초반까지만 해도 셔츠를 사고 즐겨 입는 일이 과연 생길까 했는데, 역시나 사람은 변한다. 얼마 전에 산 바지도 폴로 랄프 로렌의 것이다, 심지어 '백화점'에사 샀다. 난 절대로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타입이 아닌데도. 물론 세일 코너였지만.
남과 함께 하는 일. 나에게 일이란, 작년을 돌아보면 주로 내가 계획 세우고 결정하는 시스템이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에 좌절하고, 가능하게 만들고, 또 부딪히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내 일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혼자 결정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이게 회사의 시스템인가, 하고 재작년의 느낌이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그때와 지금은 또 다르다. 아니, '전혀' 다르다고 해도 좋다.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아닌가는 내게 꽤 중요하다. 나는 회사에 맞는 인간형인가 싶을 때도 있다. 위에서 말한 딜레마, 자기 작업을 하는 사람이란 마음이 항상 맴돌고 어딘가에 떠돈다. 혼자 일할 때는 시작부터 결정까지 그래도 내 선에서 감당하지만, 남들과의 일에선 더 신경 쓸 것이 많다. 서툴므로 신경 쓴다고 해도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그게 꽤 스트레스를 준다. 나는 절대로 결벽증 적이거나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잘 처리했다고 생각한 일에서 불쑥 안 좋은 피드백이 튀어나오면, 남에게 말하진 않지만 굉장히 속상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쩌면 성격을 고쳐야 할지도…. 이런 걸 설렁설렁 넘기는 사람(혹은 그리 보이는 사람)이 부럽다 조금.
뭐랄까, 약간 조울의 기미가 있다. 다들 그러겠지만, 인터넷 같은 데서 우연히 보는 '몹시 긍정적인 얘기들' 쓰는 사람들, 아마 표정은 무표정일 거다. 괜히 그렇게 뒤틀린다.
먼저, 돈 벌어서 카메라 바꾸고 싶다. 필름 카메라는 괜찮지만 빛 샘 현상이 생겨서 수리 맡겨야 하고, 지금 쓰는 디지털 카메라는 솔직히 수명 다한 거 같다. 내가 쓰기엔 한계가 느껴진다. 기계는 여전히 잘 찍히고 튼튼하지만, 스스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서라도 한 단계 높은 카메라로 바꾸고 싶다.
1분 1초가 아쉬울 정도로 바쁘진 않지만, 정신이 없다. 요새 바쁘세요? 라는 질문에 철이가 했던 말이 정답이었다. 정신이 없어. 이것과 저것이 있으면 뭐를 쳐내는 것이 옳은가 생각해야 하는데, 생각할 겨를이 없다. 나의 딜레마, 하나를 잘하고 싶은데 어째 여기저기 손을 벌리는 형국이란 것. 조금 더 살면, 나이를 먹고 경험을 하면, 더 정리할 수 있을까. 가끔 부러운, 또 괜히 불안해지는 게 '자기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 대한 것인데. 아직 해결 중인 과제다.
책 읽으며 많은 걸 배운다. 요즘은 책 읽기 어렵다. 가장 최근 산 건 <1q84>인데, 어제 자기 전에 잠깐 읽었지만 들고 다니긴 버겁다. 요즘 책들은 딱딱한 표지에 좋은 종이를 쓴다. 그런 책들에 사람들도 익숙해졌고, 문고판이라 봤자 아무도 안 읽는 옛날 소설들 아니면 한 글자도 뇌에 박고 싶지 않은 자기계발서들이다. 좋은 책은 다양한 판형으로 나오면 좋겠다. 많이 팔았을 테니까, 갱지에 가격 팍 낮춰서 나오면 책도 가볍고 좋을 텐데.
서류가방을 쓴다. 불편하다. 손잡이도 없고 손도 자유롭지 못하니까. 하지만 쓴다. 이번 뉴욕 방문에서도 '잭 스페이드 Jack Spade'의 것을 샀다. 검정 가죽으로 된, 안 주머니가 세세하게 나뉜 포트폴리오 케이스. 세일까지 하고 있어 안 살 수가 없었다. 티셔츠보다 셔츠를, 후드 파카보다 재킷을 입기 시작하며 생긴 변화일까? 이십 대 초반까지만 해도 셔츠를 사고 즐겨 입는 일이 과연 생길까 했는데, 역시나 사람은 변한다. 얼마 전에 산 바지도 폴로 랄프 로렌의 것이다, 심지어 '백화점'에사 샀다. 난 절대로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타입이 아닌데도. 물론 세일 코너였지만.
남과 함께 하는 일. 나에게 일이란, 작년을 돌아보면 주로 내가 계획 세우고 결정하는 시스템이었다.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에 좌절하고, 가능하게 만들고, 또 부딪히는 것도 온전히 내 몫이었다. 하지만 요즘의 내 일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하지 않았지만, 혼자 결정해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이게 회사의 시스템인가, 하고 재작년의 느낌이 어렴풋이 떠오르지만, 그때와 지금은 또 다르다. 아니, '전혀' 다르다고 해도 좋다. 주체가 될 수 있는가 아닌가는 내게 꽤 중요하다. 나는 회사에 맞는 인간형인가 싶을 때도 있다. 위에서 말한 딜레마, 자기 작업을 하는 사람이란 마음이 항상 맴돌고 어딘가에 떠돈다. 혼자 일할 때는 시작부터 결정까지 그래도 내 선에서 감당하지만, 남들과의 일에선 더 신경 쓸 것이 많다. 서툴므로 신경 쓴다고 해도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그게 꽤 스트레스를 준다. 나는 절대로 결벽증 적이거나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성격은 아니지만, 잘 처리했다고 생각한 일에서 불쑥 안 좋은 피드백이 튀어나오면, 남에게 말하진 않지만 굉장히 속상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쩌면 성격을 고쳐야 할지도…. 이런 걸 설렁설렁 넘기는 사람(혹은 그리 보이는 사람)이 부럽다 조금.
뭐랄까, 약간 조울의 기미가 있다. 다들 그러겠지만, 인터넷 같은 데서 우연히 보는 '몹시 긍정적인 얘기들' 쓰는 사람들, 아마 표정은 무표정일 거다. 괜히 그렇게 뒤틀린다.
저도 요즘 1q84 읽고있는데 재밌네요. 근데 왠지 모르게 이 포스트를 읽다보니 그 책의 한페이지를 읽는거 같군요.
ReplyDeleteI love your blog.
ReplyDeleteI'm also korean, but I grew up in America. I am slowing starting to learn Korean again on my own and thanks for your blog! i can practice reading and I like reading your posts!
Angela
자기작업...이라는단어에서부터 이 댓글을 달게 되었어요. 이 글이 내가 쓴것처럼 느껴지는것은 뭘까요. 아직 어린대학생이지만 어리지도 않은사회읽기초년생. 팀작업은 항상? 아니 가끔은..힘이 들때가 있는데, 그게 내 일이면 내선에서 감당해내지만 적절히 조화란, 성향다른사람들속에서 적당히를 조율하는것은 정말 스트레스 받는부분인것 같아요. 저도 스르륵 넘어 가는사람보면 부러울때가 있는데. 무튼 너무 공감되는부분때문에처음으로 댓글을 달게되네요
ReplyDeleteAnonymous/ 네, 아직도 못 읽고 있습니다만... 비교해주시니, 영광이네요.
ReplyDeleteAngela Choi/ thanks for interested my blog. My English is not good, also basically I'm write to article by Korean. So I write more Korean article on yourboyhood,. :)
Anonymous/ 어느 정도 삶에는 보편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도 더 어리거나, 나이 든 사람들의 생각에 -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 동조하고 고개 끄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