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Monocle Shop, Tokyo
Tokyo, Japan
sun, November 28, 2010
하라주쿠 역에서 오모테산도 힐즈 Omotesando Hills를 지나면 아오야마(青山)로 들어가는 커다란 사거리가 나오는데, 건널목을 건너 왼쪽(미나미(남쪽 南) 아오야마 방향)으로 꺾어 100미터 정도 걸으면 '프랑프랑 빌리지 Francfranc Village'라는 매장이 나온다. 2층 규모로 꽤 큰 편인 체인점 형태의 디자인 가게인데,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문을 닫는, 도쿄에서 흔치 않게 늦게까지 문 여는 곳이다. 이 안에 영국발(發) 글로벌 매거진, 모노클 Monocle의 매장이 있다. 이름 하여 '더 모노클 숍 도쿄 The Monocle Shop Tokyo'.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통로인 잡지가 '편집매장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물음에 대한 가장 세련된 답변. 그게 지금의 모노클 매장 아닐까.
모노클의 편집장이자 발행인인 타일러 브륄레 Tyler Brule는 종이라는 2차원에서 펼쳐지는 잡지만으론 답답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는 모노클을 하나의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고, 이 잡지에 광고하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쿨한 기업의 행동처럼 만들었다. 현대카드도, 토토(일본의 유명한 변기제조업체 TOTO, 東 陶機器株式會社)도 모노클과 함께라면 조금 다르게 보이고 그것은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모노클은 세계 곳곳의 소식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에게 광고를 맡긴 기업의 컨설팅을 맡아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당신이 모노클의 독자이고, 모노클이 어느 기업과 만든 광고가 '광고로 보이지 않는 시점'이라면, 이미 모노클의 마력에 빠진 포로일 것이다.
그래서 모노클은 그들이 소개하거나 컨설팅한 다양한 기업과 손을 잡고, 모노클 매장에서만 파는 특별한 제품들을 만들었다. 일본의 가방과 액세서리 브랜드 포터 Porter와 아틀리에 페네로페 ateliers PENELOPE, 의류 브랜드 투모로우랜드 TOMORROWLAND, 미국 셔츠 메이커 지트맨 브로스 Gitman Bros 같은 이들이 모노클과 손을 잡았다. 블랙베리 BrackBerry용 스트랩과 2011년도 다이어리도 있다. 다이어리는 무척 예쁘지만, 모든 명절과 공휴일이 일본 기준이라 사진 않았다.
모노클 매장이 남달라 보이는 것은, '잡지가 매장을 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잡지이면서도 그 지역(로컬)에서 물건을 잘 만드는 이들, 그러니까 모노클과 함께 새로운 물건을 매력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이들과 손을 잡았다.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고 '모노클적인' 시선과 부합하는 것이 조건 중 하나일 것이다. 모노클 숍에는 에르메스 Hermès의 가죽 케이스나 꼼데갸르송 Comme des Garçons과 만든 향수부터 4,000엔대의 랩탑 케이스와 2,500엔대의 노트가 함께 있다(에르메스와 만든 아이템은 현재 도쿄 매장에는 없다). 그래서 도쿄 모노클 매장에선 영국의 인텔리 냄새도 나지만 도쿄의 그윽한 향기 또한 남아 있는 것이다.
내가 매장을 방문한 시각은 야심한 일요일 저녁이었다.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단정한 차림새의 직원은 가장 최근 이슈의 패션 화보 속, 서울의 오래된 한옥 풍경을 보여줬다. 그는 타일러브륄레가 몇 주 전 서울을 다녀갔다고도 말해줬다. 이 매장이 항상 시끌벅적할 일은 없을 것이다. 마니아들만 열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모노클 숍은 순항 중이다. 도쿄 외에도 홍콩, 뉴욕, 로스앤젤레스, 런던에 매장이 있고 앞으로도 주요 도시에 매장이 생길 예정이다.
3-11-13 Minami-Aoyama, Minato-ku, Tokyo, Japan
Tel: +81 03 5474 8820 / tokyoshop@monocle.com
written and photographs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fashion journalist / photographer of yourboyh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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