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월이어서 놀랐다 _ fri, May 02, 2014

(네이버) 블로그 디자인을 바꿨다. 처음 만들 때부터 써온 '웨스트우드맨 westwoodman'이라는 이름도 본명으로 바꿨다(큰 의미는 없지마는). 오래전 만들고서 올리지 않은 메뉴 몇 개도 비공개로 돌렸다. 다른 사람들이 이 블로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겠다. 처음 패션 블로그 같은 단어가 수면 위에 등장할 때, 의도와 다르게 사람들이 그 안에 나를 넣곤 했다. 블로그를 직접 영리 활동에 쓰지 않는 데다 사실 일기장과 작업 올리는 공간 정도의 역할이어서 그 범주에 속하는 것이 종종 불편했다. 블로그는 재미있는 도구이지만, 이 블로그는 온전히 사적인 영역이 주를 이룰 때 더 큰 역할을 한다. 

어제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다. 어느 대상에 관해, 내가 느끼는 것과 남들이 느끼는 비중이 다르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사실 알고 있었다. 아니, 그 마음가짐이 다르다는 게 누가 맞고 누가 틀렸는가 얘기할 성질도 아니다. 그런데도 찜찜한 마음이 이어졌다. 하루를 마무리하던 시점에는 (손수건으로) 즐겨 쓰던 반다나도 잃어버렸다. 밤 공기는 딱 적당했는데 말이지.

이제 금요일이다. 상반기 최대 연휴도 시작한다. 하지만 마음이 들뜨지 않는다. 세월호 소식은 여전히 분노를 자아낸다. 슬프고 화나는 뉴스와는 별개로 꽃이 지고 녹색 잎이 만개한 나무와 하늘과 구름만은 연일 화창하다. 벌써 5월이어서 놀랐다. 스스로 세운 올해 목표들이 손아귀에서 아등바등하는데, 시간만 염치없이 흐른다. 주말에는 아마도 일할 것이다. 평소 가지 않았던 곳들을 두어 곳 정도는 돌아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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