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다 _ Tue, May 16, 2017
어떤 사안에 있어서, 물론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을 향해 실망할 때가 생긴다. 요즘 기준으로 치면 조금 무리였을까 생각하면서도, 어느 정도 이해를 넘어선 아쉬움이 아무래도 남는다. 그럴 때 '사람' 자체를 미워하지 않기 위하여, 스스로 어릴 때 어떠했는지 생각한다. 그냥 핏덩이였어, 하면서.
사실 과거로 거슬러 오를 필요조차 없다. 이 나이를 먹고도 여전히 실수하고, 누군가 실망하게 하며, 잔향이 생각보다 꽤 무겁게 남을 때가 있다. 그리고 반대로 그렇지 않아 보이는 사람들을 보면 괜히 열이 받을 때도 있다. 여전히 철이 들 구석이 존재하며, 생물학적 나이와 정신적 성숙도가 백 퍼센트 일치하지 않는 소심함이 있다.
이성적이고 가능한 논리적으로 생각한 머리와 다르게, 그래도 마음 쓰는 일들은 어딘가 남기도 한다. 누군가에게 느낀 어떤 매력들이 존재해도, 아마 당분간은 내가 생각한 사람들의 목록에서 지워지겠거니 한다. 이성은 이성이고, 마음은 마음이니까.
씁쓸하지만 어쩔 수 없다.
Seoul, S.Korea
Mon, May 15, 2017
green
photograph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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