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_ Mon, June 26, 2017
토요일부터 간헐적으로 내린 비가 월요일 오후에는 천둥까지 동반하여 세차게 퍼붓는다. 그러다 다시 그쳤다 내렸다 반복하면서도 바늘과 실처럼 번개도 가끔 친다. 내부순환도로, 청담동 골목과 압구정동 대로변도 모두 젖은 아스팔트 색과 짙은 회색으로 '물'이 들었다.
비가 그래도 내려야지, 하며 미팅 후 먹은 늦음 점심에 니트 소재 까만 운동화 앞코가 살짝 젖어도 찝찝하기보단 반갑기 그지없다. 그래 봤자 감상 따위를 적을 뿐, 간절함이야 사실 여느 농민들께 비할까.
흐릿하니 잔뜩 먹구름 낀 하늘을 동반한 이른 저녁, 손님이 드물어 텅 빈 백반집에는 친구와 둘이 앉았다. 빗소리를 배경 삼아 찬그릇을 비워가니, 친구의 말처럼 "여름"이 진짜로 왔다.
어딘지 모르게 옛날 비슷한 감정을 느낀 날이 있던 것만도 같았다.
Seoul, S.Korea
Mon, June 26, 2017
Rainy town
photograph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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