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cle] TALK with Ye Rin Mok


SPECTRUM No.13 / Spring 2014
‘ICON’ issue

‘토크 TALK는 스펙트럼이 흥미롭게 생각하는 사람들과 나눈 ‘지금 now’의 대화입니다. 첫 번째 토크로 만난 세 명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기반을 둔 사진가 목예린 Ye Rin Mok, 서울 소공동에서 조용히 남성복을 만드는 에스엘더블유케이 SLWK.의 이현석과 이인우, 그리고 벨기에 안트워프에서 졸업 전시를 준비하는 패션디자이너 서혜인 Seo Hyein입니다.

text 홍석우 Hong Sukwoo
edited 홍석우, 김유림 Kim Yurim, 이지현 Lee Jihyun
photography 홍석우 Hong Sukwoo (Only in SLWK.)


TALK 01. Ye Rin Mok
Photographer, lives and works in Los Angeles, The United States.

미국 LA에 사는 목예린의 사진을 처음 접한 게 벌써 7년 전이다. 그의 사진에는 따스한 햇볕이 비추는 것 같지만, 묘하게 이상한 기운도 감돈다.

TALK. 요즘 개인적으로 푹 빠진 것들이 있나? 

목예린 Ye Rin Mok: 사진 말고도 관심사와 취미가 많다. 대학교 때부터 일주일에 한두 번씩 발레를 배웠다. 아직도 잘 못하지만, 춤추는 게 즐겁다. 특히 라이브 반주와 함께할 때. 2년 전부터는 도자기 수업을 듣는다. 수업 풍경은 차분하다. 직접 무언가 만드는 것도 좋다. ‘모크샤 Moksha’는 내 남자친구가 만든 밴드인데 남자친구와 나, 둘이 구성원이다. 연주, 녹음, 작사 다 그가 하고 나는 노래만 부른다. 하지만 좋은 가수는 아니다. 모든 곡은 사운드클라우드 soundcloud.com/moksha-3에서 들을 수 있다. 

T. 음악과 사진, 건축과 여행, 당신이 찍는 다양한 피사체들…. 그 외에 ‘목예린’을 나타낼 수 있는 단어들이 궁금하다. 가능하면 그 이유도.

무딘, 곤란한, 얼빠진 blunt, awkward, goofy. 사람들은 나의 작업에서 고요 stillness와 평온함 tranquility에 초점을 맞추려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작업 전반에 미묘하게 진지한 유머가 깔렸다고 생각한다(남자친구에게 물었을 때, 그가 그렇게 말했다). 나는 눈에 띄지 않고 넘어가는 것들 혹은 인정받지 못하는 것들을 포착하길 좋아한다. 너무 명백한 것들 too obvious은 좋아하지 않는다. 무명의 것들이나 색다른 것들, 기이한 것들 the obscure, the offbeat, eccentric and awkward을 즐긴다.

T. 최근 본 가장 멋진 풍경은 무엇이었나.

기차를 타고 미국을 가로질러 여행을 했다. 가장 좋았던 것은 뉴멕시코의 평원을 지날 때였다. 구름과 일몰이 장관이었다.

T. 당신이 담은 인물이나 풍경에는 ‘목예린답다’는 느낌이 있다. 작업에서 어떠한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나.

뭐라고 정확히 말할 수 없다. 모든 것이 중요하다. 무엇이 좋은 사진가를 만드는지 누가 알겠나? 다만, 세상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눈으로 본인의 경험을 찍어낼 수 있는 사람이 좋은 사진가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또 미학적으로, 화려하지 않고 자연스러운 사진을 선호한다. 그렇다고 굉장히 ‘사실적인’ 사진을 좋아한다는 건 아니다. 독특한 목소리를 지닌 어떤 개인적인 것, 색다른 것이 좋다.

T. 아직 가보지 않은 곳 중에서 가보고 싶은 곳이 있다면?

시베리아 횡단 열차 여행을 하고 싶다. 항상 러시아 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지금도 매료되어 있다. 2년 전, 이안 프레이저 Ian Frazier가 쓴 <시베리아 여행기 Travels in Siberia>를 읽었는데 그 후 더 가고 싶어졌다.

T. 작년 12월, 페이스북에 남긴 ‘라이카로 흑백 사진을 찍고 싶다 I want to get a Leica and start shooting b&w.’는 글을 봤다.

올 초 흑백 필름 다섯 롤을 샀지만, 아직 찍지 않았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흑백 사진 찍는 사진가의 동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그 단순한 과정이 좋았다. 그는 20년 넘게 같은 카메라와 같은 종류의 필름을 썼다. 지금은 선택의 폭이 무척 넓지 않나. 그걸 부러워했던 것 같다.

T. 당신 작업이 좋은 심미안을 지닌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것도 알고 있나?

굉장히 기분 좋은 말이다. 요즘 새로운 한국인 인스타그램 팔로워들이 생겨 주의 깊게 보고 있었다. 한국 젊은이들과 소통하고 싶다. 한국에서 작업하고 보여줄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곧 여행할 수 있길 바란다.

T. 나이가 들면서 작업이나 삶의 태도 또한 바뀐다. 그러한 부분이 있나.

나이 들수록, 우리의 시간이 더 가치 있어진다. 어릴 때는 이것저것 시도해보기도 하지만, 점점 더 우리는 원하는 것과 원하지 않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원하는 것들에 더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T. 당신에게 건강한 삶이란?

내가 즐길 수 있는 무언가를 하는 것과 자연 nature이 연결된 것.

T. 그렇다면, ‘좋은 작업’이란 뭔가?

작업이 그만의 목소리를 지니고 있을 때.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을 때. 지금 봐도, 10년 후에 봐도 언제나 새로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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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graphs by Yerin Mok's iPhone. Images courtesy of Yerin Mok, 2014.







2011년부터 2015년까지 편집장을 맡았던 문화 계간지 <스펙트럼 spectrum> 13호(2014년 봄)호에 쓴 인터뷰입니다. 

미국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사진가 목예린 Ye Rin Mok과 짧게 '대화 Talk'를 나눴습니다. 제목과 내용을 편집하기 전, 원본입니다.

I wrote an interview article that named '
Talk' with Yerin Mok to <spectrum>'s No.13/ Spring 2014 issue.


Written by Hong Sukwoo 홍석우
Fashion Journalist, <The NAVY Magazine> Editor/ Fashion Director.

서울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컨설턴트, 수필가인 홍석우는 패션 바이어와 스타일리스트, 강사 등을 거쳐 미국 스타일닷컴 Style.com 컨트리뷰팅 에디터와 서울의 지역 문화를 다룬 계간지 <스펙트럼 spectrum>과 <어반라이크 Urbänlike>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거리 사진을 올리는 블로그 ‘yourboyhood.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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