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말처럼 그랬다 _ Tue, June 27, 2017


예전에 누가 그랬다. 페이스북 Facebook 좀 하셔야죠. 물론 가입해 있었고 나름대로 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에게 친화적으로 열심히 무언가 쓰고 올려서 자신의 경력에 도움이 되도록 하라는, 일종의 조언이었다.

친구는 지나가는 말처럼 그랬다. 살아 있다는 걸 지속해서 알려야 하는 세상이야. 

대강 뭐, 이렇게 말했다. 고개를 끄덕였고 무슨 뜻인 줄 알겠다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믿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끄덕이는 감정과는 다만 차원을 달리하였다.

블로그 blog는 사실, 딱히 소통되는지도 모르겠고 어릴 때부터 습관처럼 써온 매체라 그러려니 한다. 불편하다든지, 시대가 버렸다든지, 그런 남들의 평과는 개인적으로 쓰임의 성격이 다르다. 사회관계망서비스 SNS, 즉 소셜 미디어 social media는 '확실히' 다르다. 트위터 Twitter가 처음 한국에 흥할 때는 재미있었다. '가상 공간에만 있을 법한' 사람들이 아니라, 진짜 주위 사람들이나 알고 싶은 이들이 이 서비스를 사용하였다. 게다가 '글'이야 항상 쓰던 거니까. 

페이스북이 매체들과 짤방 meme 양산소들의 각축전으로 변모하고는, 그곳에서 찰나의 '엔터테인먼트 entertainment' 이상을 찾는 건 불가능하다고 점점 기울어졌다(여전히 크게 변함이 없다). 인스타그램 Instagram은 좀 더 널리 퍼져 있고 이미지 위주로 되어 있으나, 즉흥적으로 올리고 지운다는 장점을 알고는 크게 미련이 없다. 다만, 매일 올라오는 다를 것 없는 표정의 셀카들과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고 믿는 듯한 사람들의 사진 일기는 조금 힘이 든다. 

일을 할 때, 매체가 지면을 주고 무언가 기사를 쓸 때, 그들이 주제를 정하고 내가 맞춰 갈 때, 혹은 좀 더 자율권을 얻어 지면을 온전한 책임 아래 꾸릴 때, 혹은 2D의 종이를 넘어 3D의 입체적인 일을 도모할 때도, 우리는 좀 더 똑똑하다고 스스로 안위하면서 어떠한 상태들을 자꾸만 '예측'하려고 한다. 

"그냥 재밌을 것 같은데요." 같은 말은, 마치 "나이 먹고 여전히 멍청한 사람인데요."라는 말처럼 들리노라고, 사회의 누군가 이야기한다. 그래서 종종 남들이 고개를 젓는 생각을 갈고 다듬어 작업으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할 때, 흥분을 가라앉히고 진지하게 빈틈을 파고들어 이 일은 아마도 실패할 거라고 스스로 한정 지을 때, 그런 사람들의 편견을 넘어서 무언가 하더라도 삶이 그렇게 낭떠러지로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내게 또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참. 소셜 미디어라는 매체에 점점 더 흥미가 떨어진 이유는, 이런 조금이라도 긴 글을 쓸 공간이 턱없이 모자란 탓이었다. 난 좀 더 길게 쓰고, 길게 읽고 싶다고.


Seoul, S.Korea
Mon, June 19, 2017

Monday


photograph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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