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cle] 구찌가 만든 인터넷 ‘밈’ 캠페인, #TFWGucci’


Noblesse.com Weekly Briefing 노블레스닷컴 위클리 브리핑
No.07 _ Mon, March 20, 2017 (2)

‘노블레스닷컴 위클리 브리핑’은 지난 한 주간 벌어진 국내외 패션·문화·라이프스타일 소식 중 <노블레스>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이야기들을 골라, 매주 월요일 소개합니다.

B. 구찌가 만든 인터넷 ‘밈’ 캠페인, #TFWGucci’






© Gucci ‘#TFWGucci memes’ campaigns, Spring/Summer 2017. Images courtesy of Gucci.

모바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의 시대인 지금, 우리는 이전 데스크톱 컴퓨터 인터넷 시대와는 또 다른 차원의 이미지 세상에 발을 들여놓고 있습니다. 수많은 가짜 뉴스 fake news가 연일 중요한 세계정세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일부 부정적인 소식도 인터넷을 통해 전파되지만, 반대로 현실 세계에 존재하지 않는 인터넷 특유의 즐거운 문화 역시 셀 수 없을 정도로 창출되었지요.

우리가 흔히 ‘짤방’으로 부르는 인터넷 문화 요소를 영어로는 ‘밈 meme’으로 부르는데요. 인스타그램 Instagram 시대의 패션 이미지 전달에 누구보다 관심이 높은 알레산드로 미켈레 Alessandro Michele는 그가 지휘하는 구찌 Gucci 소셜 미디어 계정으로 구찌의 새로운 시계 컬렉션, ‘르 마르쉐 데 메르베 Le Marché des Merveilles’의 밈을 만들어 전달하기에 이릅니다. 문화 평론 시각에서 이는 아주 영리한, 그리고 조금 더 진지하지만 그만큼 장난스러운 복합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제법 성공적인 시도로 보입니다.

‘밈’이라는 단어가 2000년대에 만들어진 신조어는 아닙니다. 놀랍게도 1976년, 진화생물학자이자 대중 과학 저술가 리처드 도킨스 Richard Dawkins의 저서 <이기적 유전자 The Selfish Gene>에서 문화의 진화를 설명하며 등장한 용어입니다. 당시 밈은 '한 사람이나 집단에서 다른 지성으로 생각 혹은 믿음이 전달될 때 전달되는 모방 가능한 사회적 단위'를 뜻했는데, 이제 누구도 이렇게 어려워 보이는 풀이로 밈을 해석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사람이 공유하고 ‘좋아요’를 눌러 하나의 이미지, 동영상, 애니메이션과 짧은 문장과 활자가 들어간 ‘짤방의 총칭’을 우리는 밈으로 부릅니다.

구찌의 이번 ‘밈’ 온라인 캠페인을 소개한 카일 체이카 Kyle Chayka는 <가디언 The Guardian>과  <블룸버그 Bloomberg>, <버지 The Verge>와 <뉴요커 The Newyorker> 등에 기사와 칼럼을 쓰는 저널리스트입니다. 정보기술 IT에 기반을 둔 문화 현상을 다루는 데 능숙한 칼럼니스트는 ‘#TFWGucci’ 캠페인을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리처드 도킨스에게 이 단어 meme는 시간과 공간을 통해 전달한 언어와 문화 일부였지만, 인터넷은 그 생각을 극단적으로 전달했다. 밈 – 이미지, 애니메이션, 종종 텍스트를 섞은 GIF 파일 – 은 한 사용자가 수백만 명의 사용자에게 전달하는 소셜 미디어의 일반적인 소통 방식이다. 새로운 밈은 끊임없이 등장하고, 오래된 밈은 재혼합 remix합니다. 그럼피 캣 Grumpy Cat이나 도지 Doge처럼 친숙한 표준은 아니다. 시각 예술가들은 이제 인터넷으로 아이디어를 나누는 독특한 소통 형식으로 밈을 만든다.

새로운 ‘르 마르쉐 데 메르베’ 시계 컬렉션을 위해, 구찌는 알레산드로 미켈레의 큐레이팅으로 세계적인 예술가들에게 원본 이미지를 개발하도록 의뢰했다. 그 이미지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안에서 이미 유명한 새로운 창작자들에게 주어져 새로운 밈이 되었다. 그 결과, 시청자들이 온라인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새로운 예술 컬렉션이 탄생했다.

(중략) 스위스 출신 예술가 올라프 브루닝 Olaf Breuning은 일상적인 물건으로 만든 ‘얼굴’을 제안한다. 이처럼 당신은 (밈에서) 새로운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 로잘리나 부르코바 Rozalina Burkova가 보여주듯이 시계의 사자 상징을 강조할 수도 있다. 존 유이 John Yuyi는 인터넷 상징을 실제 세계로 치환하여 반응하는 방법을 보여주었다. 윌리엄 컬트 instagram@williamcult베이지 카디건 instagram@beigecardigan 같은 밈 제작자들은 이미지와 활자를 결합한 ‘디지털 가공품 digital artifact’으로 밈을 활용했다.

구찌의 밈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하면서, 사람들은 새로운 시각으로 눈을 돌린 새로운 목적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도킨스가 관찰한 것처럼, 이건 ‘진화론’에 관한 이야기이다.”






© Gucci ‘#TFWGucci memes’ campaigns, Spring/Summer 2017. Images courtesy of Gucci.

그렇습니다. 이처럼 ‘밈’은 현재 인터넷과 모바일 세상을 말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자, 그만큼 짧은 생명력과 긴 생명력을 지닌 채 무한히 복제하는 문화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즐거움, 그리고 생계와 유명세를 위한 밈 제작자들과 자못 진지한 작업을 하는 예술가와 작가들이 모여 ‘밈’이라는 현상에 ‘구찌’의 시계 컬렉션을 입혀 자신만의 새로운 밈을 만들어냈습니다.

‘예술’과 ‘짤방’의 경계에서, 우리는 스스로 자각하는 창작 활동이 곧 예술과 패션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됩니다(물론, 구찌의 탁월한 마케팅에도 경의를 표하며 말입니다).

하나 반가운 소식은 이번 ‘밈’ 캠페인에 참여한 스물일곱여 명의 창작자 중 개인적으로 무척 좋아하는 한국 사진가, 레스 김태균 Less Kim Taekyun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쨍하게 날아간 오브제와 배경 사이, 두 개의 컵 손잡이에 재치 있게 결합한 구찌의 시계는 일상적인 풍경 안에 비일상적인 순간을 포착하는 작가의 정체성을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또렷하게 드러냅니다.

#TFWGucci 컬렉션에 관한 더 자세한 소개와 각 창작자가 만든 밈 컬렉션은 구찌 공식 웹사이트의 마이크로 페이지 http://digital.gucci.com/tfwgucci/p/1에서 볼 수 있습니다.

digital.gucci.com/tfwgucci/p/1
instagram@Gucci




© Gucci ‘#TFWGucci memes’ campaigns, Spring/Summer 2017. Images courtesy of Gucc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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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얼한 <노블레스 Noblesse> 매거진의 디지털 웹사이트, <노블레스닷컴 Noblesse.com>에 2017년 2월 둘째 주부터 5월 중순까지 '노블레스닷컴 위클리 브리핑 Noblesse.com Weekly Briefing'이라는 글을 썼습니다. 패션을 중심으로 예술과 지역 문화 등의 소식을 브리핑 형식으로 올리는 콘텐츠입니다.

위의 글은 다섯 번째 원고의 첫 번째 주제로, 웹사이트에 들어간 것과 조금 다른 수정 전 원본입니다. 편집한 최종 원고는 Noblesse.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Written by Hong Sukwoo 홍석우
Fashion Journalist, <The NAVY Magazine> Editor/ Fashion Director.

서울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컨설턴트, 수필가인 홍석우는 패션 바이어와 스타일리스트, 강사 등을 거쳐 미국 스타일닷컴 Style.com 컨트리뷰팅 에디터와 서울의 지역 문화를 다룬 계간지 <스펙트럼 spectrum>과 <어반라이크 Urbänlike>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거리 사진을 올리는 블로그 ‘yourboyhood.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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