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과 계절의 사이 — Fri, March 13, 2020


아직은 봄인지 겨울인지 헷갈리는 계절이다. 금세 따뜻해진다 싶더니 영하의 기온이 밤의 공기를 잠식한다. 다만 해가 길어졌다. 일곱 시에도 아직 석양의 여운이 남아 있다. 금요일 열두 시 반, 바깥의 성수동은 점심 먹을 곳으로 향하는 사람들이 거리를 배회한다. 인스타그램 피드에 어떤 분이 수년 전 그라운드웨이브 GROUNDWAVE와 함께 만들었던 환절기용 남색 코트 사진을 올려주었다. 계절과 계절의 사이를 지나는 순간을 좋아하여, 그때도 옷의 안감에 자수로 ‘in-between seasons’라는 영어단어를 수놓았다. 아침에 그 코트가 걸린 내 방 옷장을 잠시 보았다. 시간이 가고 계절이 지난다.

오늘은 잠깐 카페에 갈 시간이 있을까? 모순이지만, 예쁘고 멋진 최신 매장들에 알레르기 비슷한 거부감이 조금 있다. 가까운 곳부터 하나씩 탐방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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