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쏘니 Missoni의 줄무늬 양말 — The NAVY Magazine
가끔 관심 없던 브랜드의 작은 소품을 산다. 미스터포터 Mr. Porter에서 고른 미쏘니 Missoni의 줄무늬 양말은 최근까지 즐겨 신은 100% 면의 미국제 작업복 workwear 양말보다 부드럽다. 줄무늬는 균일하지 않고 조금씩 불규칙하다. 붉은 실로 직조한 로고는 스니커즈를 신을 때 드러나지 않고 발목 안쪽에 대각선으로 깃든다. 이를테면 자기만족이다.
과거에는 어쩐지 양말을 '사들였다'. 바지와 조합하여 포인트를 준다고 할까, 그런 재미에 빠진 적도 있다. 지금은 - 예전과는 달리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엇비슷한 옷만 사면서 - 몇 개의 괜찮은 양말을 보면, 일종의 패키지처럼 산다. 슈프림 Supreme 매장에 들를 때마다 몇 개씩 들어 있는 흰색과 검정 양말을 샀다. 뉴욕의 워크웨어 매장과 도쿄 변두리의 편집매장에서 'Made in USA'의 여섯 개씩 든 투박한 양말 팩을 샀다. 처음 신을 때 부드럽게 발에 안착하다가, 한 번 세탁하고 쨍한 햇볕에 말리면 빳빳해지는 느낌이 좋았다(그만큼 무수한 흰 보풀이 날리지마는).
가끔은 고급 기성복 브랜드에서 나온 양말을 산다. 회색의 꼼데가르송 옴므 플러스 COMME des GARÇONS Homme Plus, 연한 상아색의 에크하우스 라타 Eckhaus Latta 그리고 흰색의 미쏘니의 양말까지. 평균적으로 보면, 1년 단위로 하나씩. 한 번 신고 나면 자연스럽게 '신는 양말들'의 루틴에 편입한다. 해가 쨍한 날이면 그 안에 들어온 양말을 골라서 신는다. 새 옷을 입은 것과는 다르지만, 조금은 엇비슷한 기분이다.
세탁한 양말이 가지런히 놓인 모습을 좋아한다. 수많은, 신지 않게 된 양말들의 처리를 문득 생각하면서 말이다.
Photographed by Leica Q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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