끌고 간다는 느낌과 끌려간다는 느낌 — June 25, 2021

 
끌고 간다는 느낌과 끌려간다는 느낌을 동시에 받고는 한다.

일이 조금씩 지연되고 있다. 그만큼 공을 들일 수 있다는 건 장점이지만, 이런저런 노를 젓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느낌을 함께 받는다. 어떤 때는 고집을 피울 줄 알아야 한다. 충돌이 일어나더라도. 오늘은 긴 대화를 나누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된 듯하였지만, 회의가 길어진다는 자체가 문제는 아닌가 싶다. 진이 빠져서.

레이저 프린터를 샀다. 오래된 프린터는 안녕. 24시간 여는 삼성동 킨코스도, 아마도 이제는 안녕.

라이카 Leica Q2에 달려 있던 아티산 앤 아티스트 Artisan & Artist의 실크 스트랩은 꽤 오래전에 샀다. 라이카 Q와 거의 함께 구매했으니 5년은 되었다. 여전히 튼튼하고 연한 그 올리브색은 매력적이나, 지난 주말에는 무언가 사고 싶었나 보다. 같은 브랜드의 실크 소재로 된 검정 스트랩을 주문했다. 둥글지 않고 납작한 형태다. 몇 개 없는 색 중 검정을 골랐다. 원래 쓰던 것보다 꽤 짧다. 그러나 스트랩 하나 바꾼 것만으로 카메라에 조금 더 애정이 간다. 들고 나간 며칠 중 이틀은 견본 주택 공사장이었다. 쉴새 없이 자르는 나무 속, 공기 속을 둥둥 떠다니는 실체 있는 먼지들에 카메라가 조금 걱정되었다. 라이카 M10 스트랩도 같은 것으로 바꿀까, 고민하고 있다. 딱히 돈을 쓸 곳도, 사고 싶은 것도 마땅하지 않고.

긴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치는 날이 오면 서울이 아닌 곳에서 찾은 제법 좋은 호텔에 두 주 정도 머물고 싶다. 성격상 아마도 그러지 못할 가능성이 다분하지만, 그런 날을 생각하며 이제 막 오는 여름과 이제 막 가는 2021년의 6월 마지막 금요일 밤을 보낸다.

가끔, 너무 몰입하지 않는 삶을 생각한다.

Comments

Popular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