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게 사는 것 — December 07, 2021


인생에 대체로 확실한 것 하나는, 주변에 너무 많은 것이 널려 있다는 점이다. 특히 그 모든 정보. 남과 비교하게 되는 것들. 따라야 한다든지, 따르라고 하든지.

사람의 시간은 누구나 같게 주어진다. 빈부의 격차 같은 얘기가 아니라, 누군가의 60초가 다른 사람의 60초와 다르게 흐르지 않는다는 뜻에서 말이다. 그 불균형과 균형 사이, 사람들이 주어진 시간을 쓰는 방법의 차이가 누군가에게는 후회의 대상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기쁨의 방증으로 남을까.

문득 엄마를 생각해보았다. 나의 세대와 달리, 엄마는 세상 좋은 곳을 그리 많이 다니지 못하였다. 중년을 넘은 주부로서 어느 정도 고착한 삶의 루틴이 있다. 코로나19가 심해지기 전에는 수영 교실을 매주 규칙적으로 다니셨다. 동네에 아는 사람 하나 없는 나와 달리 동네 아주머니들과 친교가 깊다. 나의 삶과 엄마의 삶은 수십 년의 격차가 있으나 2021년 12월을 동일하게 살아간다는 점에서만큼은 교집합이 있다. 세대의 차이보다 더, 어쩌면 엄마의 삶은 나의 삶보다 더 단순했고 여전히 그러할 것이다.

더 많은 걸 쉽게 보고, 모든 아름다운 것이 늘(어난 것처럼 느끼)고, 더 많은 걸 목도하는 세상이다. 엄마가 내 나이였을 때의 서울이 그런 도시는 아니었다. 그러한 관점에서 생각을 이어본다. 더 누리는 삶은 좋은 삶일까. 모든 걸 더 접하고, 더 소유한 삶은 그렇지 않은 모든 삶보다 더 나은 삶이 될까.

가끔 소유하는 모든 걸 생각해본다. 물질을 획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정서와 정신에 깃든 무언가를 말이다. 모든 한탄의 순간은 대체로 비교가 낳았다는 걸 사람들은 안다. 그러고도 끊임없이, 지치지도 않을 만큼 또 그걸 한다.

모두 더 자기 이야기를 하고, 자신을 고민하거나 사색하고, 그 안에서 끄집어낸 무언가가 남들에게도 그 사람처럼 보인다면 좋을 것이다. 말장난 같긴 하지만, 그런 게 사는 것이고 또 삶이란 그런 것 아닌가.



Samcheok, Gangwon-do, S.Korea

Tue, October 19


Sea



Photographed by Leica CL + Vario-Elmar-TL 18-56mm f/3.5-5.6 ASP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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