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능적으로 _ Sun, May 28, 2017


마르탱 마르지엘라 Martin Margiela의 에르메스 Hermès, 제임스 제비아 James Jebbia의 슈프림 Supreme, 준 다카하시 Jun Takahashi의 언더커버 Undercover®, 레이 가와쿠보 Rei Kawakubo의 꼼데가르송 Comme des Garçons.

아마존닷컴 Amazon.com을 '뚫은' 이후 구매한 책들의 주인공이자, 동시대 패션 다자이너 중에서도 상징처럼 우러러본 이들이다. 그들은 지금 훌륭한 박물관에서 전시를 열고, 회고록을 낸다. 과거, 더 작고 은근히 마니아 취향 출판사와 펴낸 작업을 이제 누구도 알만한 커다란 영역에 펼친다. 

가령 에르메스 시절 마르지엘라를 이베이 eBay.com에서 찾고 몇몇 지인에게 그 훌륭한 고전의 변주를 설파하던 내게, 이번 앤트워프 Antwerp 전시는 묘한 감정을 주었다.

'책 book'에도 물론 가격은 정해져 있으나, 매장에 걸린 물질, 즉 옷이나 장신구 혹은 신발과 조금 다른 소비이다. 그들의 기성복이나 스니커즈보다 왜 책을 택했는가 생각하면 답은 명료했다. 세월이 쌓여 이제는 '정리'하여 보여주니 하나의 사적인 역사가 되었다. 그를 고스란히 받아들인 결과물을, 나는 편애하였다.

서울재즈페스티벌 Seoul Jazz Festival 2017에서 공연을 보고, 절친한 친구와 중국식 안주를 먹으며 반주를 하고는, 언젠가 내뱉고 또 내뱉은 이야기 사이에서 반짝, 하고 실천 의지가 없다면 사그라지고 말 이야기들을 기억했다.

누군가 더 어른이었던 분의 경험담만큼 일이 루틴이 되어 질리지 않았으나, 어쩐지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들을 하나씩이라도 실천해 나가는 삶을 올해 다른 '일'만큼 해나가고 싶어졌다.


Seoul, S.Korea
Sat, May 27, 2017


Skateboard on a truck


photograph by Hong Sukw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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