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의 소비를 생각한다 _ Fri, September 02, 2016
가능한 한, 사지 않는 것. 사더라도, 좋은 것을 사는 것.
이 단순하고 괜찮은 소비 원칙을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왠지 지키기 어렵다. <서울 무제 SEOUL UNTITLED> 전시를 마치고 짐을 정리하러 갔다가, 전시장에 건 사진과 글을 아는 브랜드의 디렉터에게 들러 주려고 갔다가 오래 머물렀다. 그리고 지난봄 발매하여 마지막 하나 남았다는 남색 후드 파카와 갓 나온 야구모자를 샀다.
예전에 내가 인터뷰한 브랜드였고, 사진과 영상, 통합 이미지를 아주 멋들어지게 뽑아내며 가격에 비하면 옷의 품질도 아주 좋다. 지금, 동시대 그래픽을 다루는 솜씨도 탁월하고 패션과 문화의 흐름에 관한 이해와 고민이 있다. 특유의 집단 창작 체제도 좋아한다. 그리고 웬만하면 이러한 요소들을 전혀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도 사실 매력이 있다.
오늘 산 옷과 모자는 아마 이달 하순 파리에 갈 때도 입고, 쓸 것이다. 마음에 든다는 뜻이다. 그러나 다시 조용하고 혼자 있는 밤, 근래의 소비를 생각한다. 소비를 생각하며 그 안에 있을 모순을 생각한다. 요즘, 늘 그렇다.
Seoul, 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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