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artorialist, Mr. Scott Schuman. on off magazine, December 2010
Seoul, S.Korea
sun, January 09, 2011
Mr. Scott Schuman also known as 'The Sartorialist' shot to one guy who work as staff at SanFrancisco 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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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여행잡지 '오프 매거진 off magazine'의 2010년 12월호, '뉴욕 New York' 편에 기고한 글입니다. 'The Sartorialist 더 사토리얼리스트(사르토리얼리스트)' 블로그의 사진가, 스콧 슈먼 Scott Schuman에 대한 기사입니다. 아쉽게도 잡지가 저에게 없어서 잡지 사진은 없지만, 대신 올해 1월, 스콧 슈먼이 도산공원에서 사진 찍을 때의 사진 한 장 올립니다. 그가 지난번 왔을 때 찍은 서울 사진 보신 분이라면, 반가울 거예요.
참고로, 그는 2011년 1월 25일-26일 이틀, 빈폴 BeanPole과의 '트렌치코트 프로젝트'로 다시 서울에 옵니다. 정확한 명칭은 'BEAN POLE x SARTORIALIST [TRENCH PROJECT IN SEOUL]'로, 간단히 말하자면 빈폴의 트렌치코트를 입은 보통 사람들을, 스콧 슈먼이 찍고, 그 결과물을 '더 사토리얼리스트' 블로그에 올리는 것입니다. 모델은 신청한 일반인 중 선택한다고 해요. 관심 있는 분들은, www.beanpole.com/Event/Sartorialist/index.jsp 이 링크에 들어가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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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ff Magazine December 2010
더 사토리얼리스트(사르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먼. The Sartorialist, Mr. Scott Schuman.
올해 2월 나는 뉴욕패션위크를 취재하기 위해 뉴욕에 있었다. 세계 최고의 패션 도시 중 하나이자 ‘사르토리얼리스트’라는 걸출한 패션 블로거의 도시답게, 메인 컬렉션 장소인 브라이언 파크를 비롯한 도시 여기저기에선 카메라를 들고 매의 눈으로 사람들을 렌즈에 담는 이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나 또한 평소보다 많은 사람을 찍었는데 잡지에서만 보던 이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은 자못 신기했다. 그러던 와중, 사르토리얼리스트의 스콧 슈먼을 봤다. 추운 날씨 덕에 두터운 오일클로스 소재의 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포마드로 바짝 세운 머리 모양의 백인 남자. 불현듯 그가 어떤 기준으로 사진을 찍는지 궁금해졌다. 다행히도 우리의 동선은 꽤 겹쳤다.
그는 여러 컬렉션장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도나카란과 캘빈 클라인의 컬렉션을 기다리던 날은, 매서운 한파가 지나고 얼마 되지 않은 날이었다. 컬렉션장 앞의 사람들은 몇 가지 부류로 나뉘었다. 패션 기자와 바이어, 방송사를 동반한 연예인과 관계자, 쇼 진행 스태프, 그리고 패션 블로거. 스콧 슈먼만큼 유명한 잭엔질블로그(JAK&JIL BLOG)의 토미 톤(Tommy Ton)이나, 마크 제이콥스가 동명의 가방을 헌정했다는 브라이언 보이(Bryan Boy) 같은 세계적인 블로거들도 보였다. 수십 명의 블로거가 길가의 멋쟁이들을 렌즈에 담느라 정신없는 동안에도 그는 조용히 먹이를 기다리는 짐승처럼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단지 길모퉁이에서 친해 보이는 몇 사람과 대화를 나눌 뿐이었다. 30분 남짓 지났을까. 정확히 대각선의 사거리에서 퍼 목도리를 두르고 날렵한 실루엣의 바지를 입은 여자가 천천히 걸어왔다. 그는 별다른 내색 없이 카메라를 들고, 눈 깜짝할 사이 셔터를 눌렀다. 찍었는지도 모를 찰나의 순간이었다. 나는 그녀를 놓쳤고, 그는 찍은 것이다. 그 미묘한 순간은, 며칠 후 사르토리얼리스트 블로그에 올라온 컬렉션장 앞의 풍경을 보고서야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사람의 겉모습을 찍지만,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스냅을 건지기 위해 절치부심하진 않는다. 수백 수천의 패션 블로거 중에서도 그의 사진이 특별해 보인다면, 내면의 아름다움도 간직한 피사체를 찍을 수 있는 ‘능력’을 발휘하기 때문이리라.
스콧 슈먼은 사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는 사진가이자 패션 블로거이다. 스타일닷컴(style.com), 판타스틱맨(Fantastic Man), 지큐(GQ US), 엘르(ELLE US) 등 유수의 온/오프라인 패션잡지가 그의 사진을 쓰고, 갭(Gap), 버버리(Burberry), 바니스뉴욕(Barneys New York), 삭스핍스에비뉴(Saks Fifth Avenue) 등 세계 최고의 패션 브랜드와 판매점들이 그와 함께 작업한다. 버버리는 젊은 고객들을 위한 프로젝트 웹사이트 ‘아트 오브 더 트렌치 Art of the Trench’를 위해 스콧 슈먼이 찍었던 트렌치코트 입은 멋쟁이들을 수혈했다. 일전에 방문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MVIO)의 사무실에서도 사르토리얼리스트 블로그에서 프린트한 멋진 일반인들의 사진이 책상 한편에 붙어 있었다. 그가 길거리에서 스트리트 패션을 찍어 블로그에 올리기 시작한 2005년 이래, 세계적으로 ‘패션 블로그’와 ‘패션 블로거’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하이패션의 주도 아래 하향전파되던 트렌드는 이제 스트리트 패션 블로그를 중심으로, 또 다른 세계적인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그는 사진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패션 사진가를 직업 삼으려고 한 적도 없었다. 그렇다면 무엇이 스콧 슈먼을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사진가로 만들었을까?
스콧 슈먼의 전직은 패션 디렉터였다. 15년간 운영한 쇼룸을 정리한 2005년, 그는 자신이 원하는 패션은 컬렉션이 아닌 길거리에 있다는 생각으로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뉴욕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2005년 9월, 차근차근 담은 사진에 개인적인 감상을 덧붙여 처음 블로그에 올렸다. 호응은 예상보다 빨랐다. 스트리트 패션 사진은 사실 그가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그에겐 오랜 패션 업계의 경력으로 쌓인 내공, 즉 자신만의 철학과 시각이 있었다. 블로그라는 도구에 빨리 눈 뜬 것도 행운이었다. 세계 모든 사람이 쉽게 보고, 구독할 수 있는 블로그에 사진을 올리는 것은 그것만으로 세계인을 독자로 둘 수 있다는 뜻이었다. 2008년 겨울 그의 블로그에는 하루 만 명 단위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수백 명의 사람이 답글을 남겼다. 그렇다면, 당시보다도 더욱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는 지금은? 여러분의 상상에 맡긴다.
오늘 하루에만도 수많은 패션 블로그가 생기고 없어진다. 모두가 가진 컴퓨터와 디지털카메라로, 수많은 이들이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고 글을 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패션 블로그의 절반 이상은 없어져도 무방할 것이다. 그만큼 사진과 글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많고, 끈기없는 블로거들의 절반 이상이 작업을 이어가길 포기한다. 스콧 슈먼은 처음부터 블로그 이름을 ‘sartorial (특히 남성용) 의류의, 재봉[재단]의, 란 뜻을 가진 용어)’과 접미사 ‘-ist’의 합성어로 만들 정도로 클래식 남성 복식에 해박했다. 그는 다른 패션 블로거들처럼 멋진 젊은이들만을 포착하지 않는다. 뉴욕을 비롯해 파리, 밀라노, 도쿄, 스톡홀름, 런던, 시드니, 마드리드 등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여러 사람을 반복해서 렌즈에 담길 즐긴다. 반복적으로 그에게 포착된 사람들은 모두 고유의 취향과 스타일을 갖고 있다. 그런 ‘반복’을 통해 그는 피사체에 더욱 가까워지고, 그들과 대화하며, 또한 그들의 생각을 듣게 됐다. 그의 사진은 찰나에 이뤄지지만, 그러한 작업이 모여 보통 사람이 가진 내면의 아름다움을 담아내게 된 것이다. 가끔 그가 포착한 순간 – 비를 피하려고 재킷을 뒤집어쓴 패션 기자, 옆구리에 포트폴리오 백을 낀 노신사, 컬렉션장에서 몰래 찍은 독특한 실루엣의 재킷을 입은 젊은이들 – 을 보면 패션 사진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사진처럼 보인다. 그때 나는 스콧 슈먼이 다른 수백, 수천 명의 패션 블로거들과 다른 결정적인 순간을 느낀다.
실제로 스콧 슈먼이 가장 존경하는 사진가는 ‘빌 커닝엄(Bill Cunningham)’으로, 1928년생인 빌 커닝엄은 가장 처음 스트리트패션사진을 직업적으로 담아낸 사진가 중 한 명이다. 그는 백발이 성성한 지금까지도 뉴욕 타임스(The New York Times)를 위해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는다. 스콧 슈먼은 패션을 트렌드가 아니라 생활의 일부분으로 녹여낸, 사람들에게 패션이 가진 벽을 낮춘 사진가인 빌 커닝엄에게 항상 존경을 표하고, 그와 처음 대면했을 때의 감격스러운 기분부터 꾸준히 이어지는 그의 작업에 대한 에세이를 블로그에서 종종 볼 수 있다.
아마 10년 혹은 20년이 지난 후, 많은 스트리트 패션 사진가들이 기억 속에서 사라진 이후에도 ‘사르토리얼리스트’의 사진은 남을 것이다. 그는 ‘트렌드’를 추종하기 바쁜 패셔니스타가 아니라, 자신만의 우직한 뚝심으로 패션을 바라볼 줄 아는 몇 안 되는 사진가이기 때문이다.
written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fashion journalist / photographer of yourboyh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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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yDeleteand I love all your photos here :)
I love The Sartorialist too!
-Michelle
Michelle/ Thanks for visit and commen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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