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Article] Noblesse.com Weekly Briefing No.06 _ Tue, March 14, 2017



리뉴얼한 <노블레스 Noblesse> 매거진의 디지털 웹사이트, <노블레스닷컴 Noblesse.com>에 2017년 2월 둘째 주부터 '노블레스닷컴 위클리 브리핑 Noblesse.com Weekly Briefing'이라는 글을 쓰고 있습니다. 패션을 중심으로 예술과 지역 문화 등의 소식을 브리핑 형식으로 올리는 콘텐츠입니다.

아래가 네 번째 원고이며, 웹사이트에 들어간 것과 조금 다른 수정 전 원본입니다. 편집한 최종 원고는 Noblesse.com에서 볼 수 있습니다.

Noblesse.com Weekly Briefing 노블레스닷컴 위클리 브리핑

‘노블레스닷컴 위클리 브리핑’은 지난 한 주간 벌어진 국내외 패션·문화·라이프스타일 소식 중 <노블레스> 독자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이야기들을 골라, 매주 월요일 소개합니다.

A. 젠틀 몬스터와 <하입비스트>의 만남








© Gentle Monster x Hypebeast photo shoot for <Hypebeast> Magazine’s upcoming issue, 2017. Images courtesy of Hong Sukwoo.

선글라스 브랜드 젠틀 몬스터 Gentle Monster를 그저 ‘천송이 선글라스’ 정도로 기억하는 건 무척 부당합니다. 누구도 이 한국 브랜드에 관심 두지 않을 때부터, 그들은 서울 곳곳의 창작자들과 협업을 진행하고, 단지 얼굴에 쓰는 장신구를 넘어선 이미지를 창출해내길 바랐습니다.

포트폴리오가 마련되지 않은 젊은 창작자들을 과감하게 기용하여 전위적인 협업과 윈도우 디스플레이를 해내고, ‘제품을 돋보이는’ 것과는 그리 관계없어 보이는 공간 디자인에도 큰 열정을 쏟기 유명한 젠틀 몬스터입니다. 그들이 한국을 넘어 중화권에 큰 인기를 끈 배경에는, 물론 한류와 한류 아이콘들의 ‘착용’이 큰 역할을 했겠습니다만 그간 진행한 다양한 패션 캠페인과 프로젝트들의 공 또한 컸습니다.







© Gentle Monster Garosu-gil flagship store in Sinsa-dong, Gangnam-gu, Seoul, S.Korea. Images courtesy of Hong Sukwoo.

지난 2월 10일 금요일, 젠틀 몬스터 가로수길 플래그십 매장은 하루를 통틀어 비공개 촬영과 파티를 위하여 문을 닫았습니다. 스타일리스트와 패션 디자이너, 음악가와 배우 등 젠틀 몬스터의 아이콘 스물다섯 명은 젠틀 몬스터의 새로운 선글라스 시리즈를 고르고, 재능 넘치는 사진가 조기석 Cho Giseok 앞에 자세를 취했습니다(그중에는 배우 틸타 스윈턴 Tilda Swinton과의 협업 선글라스 시리즈도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번 촬영의 가시적인 목표는 홍콩에 기반을 둔 웹 매거진 <하입비스트 Hypebeast>가 매년 두 차례 출간하는 동명의 종이 잡지에 싣기 위함입니다. 스트리트웨어 streetwear와 스포츠 브랜드 스니커즈 시대부터 고급 기성복과 라이프스타일, 대중음악 정보까지 전부 담아낸,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 온라인 매체는 얼마 전 한국판 ‘하입비스트 코리아’를 정식으로 선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둘의 만남은 그래서 인상 깊었죠.

개인적으로는 오랜만에 젠틀 몬스터 선글라스와 매장 곳곳을 꼼꼼하게 둘러본 기회였습니다. 수년 전에도 혀를 내두를 정도로 패키지 디자인에 공들인 브랜드였지만, 이제 물건을 매장에서 구매할 때 겪는 경험을 다각도로 충족하는 데 더 신경 쓴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젠틀 몬스터의 현재를 보면서 앞으로 더 많은 한국 패션 브랜드가 그들의 색을 내고, 더 당당히 존경할 수 있을 만한 브랜드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gentlemonster.com


B. 태국 방콕에서 만난 라이프 콘셉트 매장, ‘더블유더블유에이 추즐리스 카페’









© WWA x Chooseless Café at Bangkok, Thailand. Images courtesy of Hong Sukwoo.

얼마 전 태국 방콕 Bangkok에 다녀왔습니다. 동남아시아 지역은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태국은 처음이었습니다. 다만 방콕에는 흥미로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매장 그리고 창작자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관광객으로 만날 수 있는 거대한 쇼핑몰과 건축물이 아닌, 서울에서 만나더라도 자연스럽게 수긍할 만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공간들을 위클리 브리핑에 비정기적으로 소개하려고 합니다.

‘더블유더블유에이 추즐리스 카페 WWA x Chooseless Cafe'는 태국 패션 브랜드 '더블유더블유에이 WWA'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편집매장을 느슨하게 합치고, 카페와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콘셉트 매장 lifestyle concept store’입니다. 2층 빌딩을 통째로 쓰는 이곳은 웬만한 유럽 패션 하우스의 청담동 플래그십 매장만큼 넓어요. 한국이라면 이 정도 규모에서 단순히 식음료와 음식만 팔지 ‘않는’ 가게를 짓는 게 대기업이 아니고서야 쉽지 않을 겁니다.

1층 카페와 레스토랑, 매장 공간에서 이어진 2층은 온전히 '추즐리스'가 고른 빈티지 의류와 소품, 일본과 미국, 유럽 디자이너 브랜드와 한국 브랜드(‘커버낫 Covernat’이 보여 반가웠습니다)와 장신구, 태국 현지 local 브랜드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재밌는 점은 태국 물가가 한국보다 낮아서 '꼼데가르송 셔츠 COMME des GARÇONS SHIRT' 라인의 긴소매 셔츠가 한국 돈으로 5만 원 정도라는 점입니다(일본이나 한국, 다른 외국 세컨 핸즈 seconds hands 매장에서는 10만 원을 훌쩍 넘기 일쑤죠).

여성복과 남성복이 7:3 정도 비율로, 집기에 큰돈을 들이지 않은 듯하면서도 '빈티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재밌게 구경할 수 있어요. 다만, 수량 자체가 많진 않네요. 매장 곳곳에 편한 느낌의 설치 installation 구성도 재미있습니다. 기업이 운영하는 보통 패션 브랜드 디스플레이처럼 '각'을 잡지 않고도, 아기자기하고 지역 문화 local culture 친화적인 느낌이 배어 있어 인상적입니다.

추즐리스의 대표 중 한 명인 품 Pum은 방콕 패션계의 유명인사 중 한 명입니다. 남편과 함께 원래 다른 곳에서 빈티지 매장 등을 열었다가, 원래 본인이 하고 싶었던 카페와 레스토랑을 결합하여 새로 열었습니다. 2년 정도 '무척 어렵게' 공사와 재단장을 마치고, 문을 연 지는 이제 1년 정도 되었다고 했습니다.









© WWA x Chooseless Café at Bangkok, Thailand. Images courtesy of Hong Sukwoo.

여행자로서는 가장 중요한 음식도 맛있었습니다. 동남아식 향신료에 거부감이 드는 사람들이 먹을 법한 브런치 메뉴도 여럿 있다. 매장에는 이런 귀여운 빈티지 '키스 해링 Keith Haring' 티셔츠가 900밧 bhat으로 한화 약 2만9천 원 정도입니다.

1층 소품 진열장 티셔츠에는 유독 레이 가와쿠보 Rei Kawakubo의 명언이 눈에 띕니다. 매장과 맞닿은 건물에는 고급 셔츠 메이커 키튼 Keaton과 일주일 중 며칠만 여는 시크릿 바 secret bar, 그리고 비정기적으로 문을 여는 LP 매장과 일식점 등이 함께 있습니다.

옆에서 본 그들은 비슷하고도 다른 취향을 공유하는 친구이자 동료들처럼 보여서, 뭔가 부러운 느낌도 들었습니다. 

WWA x Chooseless Cafe
77 Ekkamai 21 Alley, Khwaeng Khlong Tan Nuea, Khet Watthana, Krung Thep Maha Nakhon 10110
Tel. 02 006 4349



Written by Hong Sukwoo 홍석우
Fashion Journalist, <The NAVY Magazine> Editor/ Fashion Director.

서울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는 패션 저널리스트이자 컨설턴트, 수필가인 홍석우는 패션 바이어와 스타일리스트, 강사 등을 거쳐 미국 스타일닷컴 Style.com 컨트리뷰팅 에디터와 서울의 지역 문화를 다룬 계간지 <스펙트럼 spectrum>과 <어반라이크 Urbänlike> 편집장 등을 역임했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서울의 거리 사진을 올리는 블로그 ‘yourboyhood.com’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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