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November 29, 2010

The Monocle Shop, Tokyo









Tokyo, Japan
sun, November 28, 2010

하라주쿠 역에서 오모테산도 힐즈 Omotesando Hills를 지나면 아오야마(青山)로 들어가는 커다란 사거리가 나오는데, 건널목을 건너 왼쪽(미나미(남쪽 南) 아오야마 방향)으로 꺾어 100미터 정도 걸으면 '프랑프랑 빌리지 Francfranc Village'라는 매장이 나온다. 2층 규모로 꽤 큰 편인 체인점 형태의 디자인 가게인데, 밤 10시에서 11시 사이에 문을 닫는, 도쿄에서 흔치 않게 늦게까지 문 여는 곳이다. 이 안에 영국발(發) 글로벌 매거진, 모노클 Monocle의 매장이 있다. 이름 하여 '더 모노클 숍 도쿄 The Monocle Shop Tokyo'.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통로인 잡지가 '편집매장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 하는 물음에 대한 가장 세련된 답변. 그게 지금의 모노클 매장 아닐까.

모노클의 편집장이자 발행인인 타일러 브륄레 Tyler Brule는 종이라는 2차원에서 펼쳐지는 잡지만으론 답답했던 것이 분명하다. 그는 모노클을 하나의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고, 이 잡지에 광고하는 것을 세상에서 가장 쿨한 기업의 행동처럼 만들었다. 현대카드도, 토토(일본의 유명한 변기제조업체 TOTO, 東 陶機器株式會社)도 모노클과 함께라면 조금 다르게 보이고 그것은 긍정적인 변화를 불러온다. 모노클은 세계 곳곳의 소식을 전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들에게 광고를 맡긴 기업의 컨설팅을 맡아 함께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당신이 모노클의 독자이고, 모노클이 어느 기업과 만든 광고가 '광고로 보이지 않는 시점'이라면, 이미 모노클의 마력에 빠진 포로일 것이다.

그래서 모노클은 그들이 소개하거나 컨설팅한 다양한 기업과 손을 잡고, 모노클 매장에서만 파는 특별한 제품들을 만들었다. 일본의 가방과 액세서리 브랜드 포터 Porter와 아틀리에 페네로페 ateliers PENELOPE, 의류 브랜드 투모로우랜드 TOMORROWLAND, 미국 셔츠 메이커 지트맨 브로스 Gitman Bros 같은 이들이 모노클과 손을 잡았다. 블랙베리 BrackBerry용 스트랩과 2011년도 다이어리도 있다. 다이어리는 무척 예쁘지만, 모든 명절과 공휴일이 일본 기준이라 사진 않았다.

모노클 매장이 남달라 보이는 것은, '잡지가 매장을 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잡지이면서도 그 지역(로컬)에서 물건을 잘 만드는 이들, 그러니까 모노클과 함께 새로운 물건을 매력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이들과 손을 잡았다. 지위고하를 따지지 않고, 좋은 물건을 만들 수 있고 '모노클적인' 시선과 부합하는 것이 조건 중 하나일 것이다. 모노클 숍에는 에르메스 Hermès의 가죽 케이스나 꼼데갸르송 Comme des Garçons과 만든 향수부터 4,000엔대의 랩탑 케이스와 2,500엔대의 노트가 함께 있다(에르메스와 만든 아이템은 현재 도쿄 매장에는 없다). 그래서 도쿄 모노클 매장에선 영국의 인텔리 냄새도 나지만 도쿄의 그윽한 향기 또한 남아 있는 것이다.

내가 매장을 방문한 시각은 야심한 일요일 저녁이었다. 서울에서 왔다고 하니, 단정한 차림새의 직원은 가장 최근 이슈의 패션 화보 속, 서울의 오래된 한옥 풍경을 보여줬다. 그는 타일러브륄레가 몇 주 전 서울을 다녀갔다고도 말해줬다. 이 매장이 항상 시끌벅적할 일은 없을 것이다. 마니아들만 열광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미 모노클 숍은 순항 중이다. 도쿄 외에도 홍콩, 뉴욕, 로스앤젤레스, 런던에 매장이 있고 앞으로도 주요 도시에 매장이 생길 예정이다.

shop.monocle.com/stores/tokyo

monocle.com

3-11-13 Minami-Aoyama, Minato-ku, Tokyo, Japan
Tel: +81 03 5474 8820 / tokyoshop@monocle.com

Opening hours: Mon-Sun 11am-10pm

written and photographs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fashion journalist / photographer of yourboyhood.com

Friday, November 26, 2010

hat on bars



New York, United States
thu, February 11, 2010

place: unknown

hat on bars


photograph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door, 70



New York, United States
thu, February 11, 2010

place: SoHo

door, 70


photograph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Lee Woo chul



New York, United States
thu, February 11, 2010
Lee Woo chul (40), OnStyle chief producer

place: Wooster Street, SoHo

Lee Woo chul(이우철) is one of chief producer of OnStyle what Korea's leading fashion broadcast channel. He leads few famous fashion programs in Korea that 'Project Runway Korea(프로젝트런웨이 코리아)', 'Korea's Next Top Model(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and 'Style Magazine(스타일 매거진). He based broadcast not even fashion, but I have never seen him before much loves fashion by inside broadcast scene. He's serious about improving for fashion to broadcast. yourboyhood, loves Lee Woo chul, and his programs.

이우철 피디님을 처음 만난 것은 2010년 1월 말이다. 온스타일의 뉴욕패션위크 New York Fashion Week 특집 프로그램에 이우경 누나(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 시즌1의 우승자)와 동행하게 되어, 몇 번의 실무자 미팅 끝에 만났다. 그때 우경이 누나가 내게 '아주 무서우신 분'이라고 해서 지레 겁먹기도 했는데, 만나뵙고 거의 10일간을 함께 뉴욕에서 다니니, 나와는 띠동갑이시지만 마음이 잘 맞고 얘기도 잘 통했다.

고된 스케쥴의 촬영에서 모두가 밥을 먹고 잠깐이라도 휴식을 취하려 할 때, 점심시간을 희생하는 대신 바니스뉴욕 창고세일에 함께 간, 결코 40세로 보이지 않는 분. 그는 자신의 스타일에 걸맞은 옷을 고를 줄 알고, 모르는 것들에 대해 배타적이지 않고, 어린 사람이라도 존중할 줄 안다. 그리고 배려심이 있다. 음악 방송국에서 일을 시작하여, 지금은 패션 프로그램을 만드시는 이우철 피디님을 만나기 전에는 '방송' 쪽에 대한 뭔지 모를 경계심이랄까, 고정관념이 있었는데 이런 사람이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한다면, 그 프로그램들에 부득이한 상업성이 개입되더라도 그 프로그램을 신뢰할 것이다. 앞으로 무언가, 꼭 방송이 아니더라도, 좋은 얘기를 듣고, 나누고, 또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

jacket _ C.P. Company
jeans _
shoes _ Paul Smith
hat _
muffler _ Y-3
bag _ Louis Vuitton

homepage: www.onstylei.com / twitter.com/#!/OnstyleLee

Adidas and Star Wars



New York, United States
thu, February 11, 2010

place: Wooster Street, SoHo

Adidas and Star Wars


photograph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Wednesday, November 24, 2010

mon, November 22, 2010 - tue, November 23, 2010

월요일에는 한겨레신문 원고를 넘기고, 계동을 지나 가회동을 걷고, 브로콜리너마저 2집과 가을방학의 첫 번째 앨범을 사고, 간장게장을 태어나서 처음으로 제대로 먹어보고(음식점에서 대충 반찬으로 나온 것 말고), 애장판으로 나온 아다치 미츠루의 만화책과 디트로이트메탈시티 9권을 샀다. 화요일에는 오전에 보그 코리아 신광호 차장님의 트위터를 보고는 안 입는 옷들 - 정확히는 벼룩시장에서도 남았던 - 을 주섬주섬 챙기고 광고 촬영 중 분실한 듯한 옷 찾느라 온 집안을 뒤지다 수습 안 되는 책상 정리까지 하곤 대형할인점의 대형 비닐봉지 두 개 가득 채운 옷 담아 들고 늦게 나섰는데, 나서기 전까지 그래도 기분이 잔잔하니 좋았던 것은 브로콜리너마저와 가을방학의 음악 덕분이었는데, 하도 오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다 켜본 트위터 맨 윗줄에 브라운브레스 서인재 사장님의 멘션 보고, '아 뭔가 일어났구나' 싶어 뉴스를 보니, 웬일인가. 갑자기 융단투하라니.

옷은 잘 전달했고, 열심히 보그에서 일하는 누리 씨랑도 잠시 얘기 나누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그러나 아직도 친해지진 않은,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유준이 친했으니까 분명히 좋은 사람일 거라 생각하는) 주가은 기자님과도 오랜만에 인사하고, 광호 차장님 따라 보그 사무실에 올라가자마자 머리칼을 갈색으로 염색하고 짧게 자른 장윤주 씨와 마주쳤다. 여전히 콧바람이 들어간 듯한 목소리로, 어서 봐야죠 12월 가기 전에, 그래서 12월 초에 꼭 차 마시자고 했다. 여기서 만날 줄이야. 사무실에서 잠시 얘기 나누곤 보그와 더블유 12월호를 받고 내려와서는 디아프바인에 갔다. 결국 분실한 것은 못 찾았지만 가격을 좀 깎아주셔서 지불. 마음에 들어 카메라 옆에 달아 놓았던, 미국 국기를 검은색과 흰색으로만 단조롭게 표현한 크루 KR3W의 태그를 디아프바인 디자이너 인성 씨에게 주고, 그가 진심으로 기뻐해서 괜히 기분 좋았지만, 애매하게 시간이 남았다. 25일까지 써야 하는 베네통 상품권을 쓰자, 싶어 갤러리아백화점에 갔더니 마침 정기휴일. 이런 장날. 이레서적 앞을 빙 돌아 어딜 가볼까, 하다가 아, 반납 안 한 옷이 하나 있구나, 하고 광고대행사에 직행. 남은 옷 하나 주고(끝), 내려와서는 페이퍼가든 홀에 오랜만에 들렀다. 격자무늬의 꼼데갸르송 파우치는 예쁘지만 비싸다. 그리고 아마 산다고 해도 여자들처럼 들고 다닐 일은 없겠지. 너무 작으니까. 세일이 이어지고 있던데 토크/서비스의 옷은 예뻤고, 여자라면 사고 싶은 몇 가지가 있었고, 어디선가 발렌시아가의 냄새가 조금 나긴 했다. 유진이는 힐을 신으면 키가 크고 얼굴은 예전보다 좋아 보였지만 여전히 나를 막 대하는 몇 안 되는 사람 중 한 명이란 걸 느꼈다. 아이폰 4는 샀는데 트위터도 블로그도 페이스북도 안 하는 아날로그녀.

택시를 타고 광나루역까지 가는 길에, 퇴근길임에도 생각보다 덜 막혔고 뉴스는 연평도 얘길 이어갔다. 청와대와 국방부가 입장을 발표하기 직전이었다. 왠지 잠이 밀려들어선, 한쪽 팔에 배낭을 걸친 불편한 자세로 잠깐 졸았다. 광나루역에 내려, 홍미를 만났다. 주머니 속 진동이 울려서 보니 꽤 오래 만나지 못한 성현이 형. 광화문 쪽이라 한 번 전화해봤다고. 여긴 강변 근처인데. 걸어갈까 하다가 택시를 타고, 기본료에 백 원 더 한 금액을 내고 내려서, 테크노마트 꼭대기에 있는 강변 CGV에서 '소셜 네트워크'를 봤다. 영화를 보기 전 두산빌딩 앞에 나를 배웅해준 누리 씨와 잠깐 근황 얘길 하다 '소셜 네트워크' 재밌다며, 하지만 기대는 하지 않고 보면 더 재밌다, 고 했는데 안 그래도 이 영화를 볼 예정이었다. 보고 싶었던 '시라노; 연애조작단'은 이미 막 내린 것 같았으니까.

이 영화는, 뭐랄까. 정말 재미있게 봤고 극장을 나오면서 스스로 '지난 3년간 본 영화 중 제일 재밌었다' 라고 말할 정도였는데, 아마 나처럼 '웹'에 한 발을 걸치고 뭔가를 하는 사람들에겐 많은 시사점이 있었을 것이다. 누구는 영화의 스타일을 보고, 누군 줄거리를 보고, 누군 영상을 본다면 나는 이 영화가 허구든 실화든 데이빗 핀쳐가 할리우드의 상업 영화 사주를 받고 웰-메이드로 만든 영화이든 어쨌든, '웹'을 기반으로 무언가 이뤄낸, 그 이뤄낸 것은 사람들이 생각해봄 직한 것이지만 아직 아무도 하지 않았던 것이란 점에서 감명 받았다. 그래. 감명, 받았다. 감명. 감동하고 아아, 훌륭해 멋져 대단해, 한 건 아니고, 아아, 젠장 나도 저런 뭔가를 어서 생각해내고 싶다, 하는, 약간 의욕적으로 더 살아야겠다는 마음이랄까.

커다란 다리 위를 올라갔다가 내려가선 한강 산책길을 걸어 아파트 단지 안으로 들어왔다. 집에 가는 길에는 당연하게도 별다른 일이 없었지만 택시를 타기 전, 샛노란 가로등불빛을 받은 잘 정리된 은행나뭇잎들을 거인의 손가락으로 두 번, 긁어낸 듯한 모양의 낙엽 더미들이 약간 신경 쓰였다. 요즘 택시 기사분들은 확실히 내가 어릴 때보다 길을 모르신다. 뉴스를 보니 '터치 제너레이션'이라는, 터치스크린에 익숙해진 세대의 학습능력 저하를 우려하던데 꼭 요즘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들 얘기만은 아니지 싶다. 나도 외우는 휴대전화 번호가, 만나는 사람 대비 기억하는 얼굴과 이름의 사람이, 대체 몇 명인지.

소셜 네트워크라고 쓰고 페이스북이라 읽는 영화를 보기 전, 대기업 CJ의 영화관이라 그런지 광고가 엄청 나왔는데, 이효리가 전기밥솥 선전을 하며 한 번 밥 먹자, 고 줄곧 말했다. 나도 한 번 밥 먹자, 한 번 갈게, 한 번 보자, 고 한 사람들이 생각났다. 12월이 가기 전에 다 해치워야지, 싶지만 그러지 못하겠지. 항상 여러 일이 시트콤처럼 터지게 마련이니까. 문득 죽은 친구의 기일이 떠올랐다. 12월이 가기 전에, 라는 생각을 하는 나에게 놀랐다. 올해가 지날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다. 이렇게 빠르게 지나는 시간에 놀랐다.

mon, November 22, 2010

한 번 정한 것을 잘 바꾸진 않는다. 무인양품의 볼펜을 사기 위해 예정에 없던 명동 영플라자에 들러선 몇 개나 사곤 했다. 그럴 땐 보통 볼펜 들고 나오길 깜빡한 날이었다. 오늘은 그럴 수 없었다. 일정은 아침 일곱 시 반부터 시작되었다. 홍대 놀이터 옆의 슈퍼마켓처럼 생겨선 편의점 가격 꼬박 받는 가게에 들어가 불량품인 걸 한 번 교환하고서야 산, 육백 원짜리 삼색볼펜이었다. 젤 타입 잉크가 아닌 볼펜을 즐겨 쓰진 않지만, 이 볼펜은 가격에 비해 필기감이 좋았다. 천오백 원 짜리가 육백 원 짜리 보다 항상 훌륭하지도 않고, 이백만 원 짜리가 십만 원 짜리에 비해 이십 배의 기쁨을 주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가끔 이렇게 우연이 삶에 끼어든다. 무명씨에 가까운 볼펜을 다시 살 일은 아마도 없겠지만, 어떤 우연은 나중에 보았을 때 우연이 아니었다고 느낀다. 그런 우연 중 몇 가지는, 삶에 있어 꽤 중요한 선택이 되었다.

감투 _ mon, November 15, 2010

감투.

한글 명사로, 벼슬이나 직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 이란 뜻이 있다.

살면서 여러 가지 감투가 생기고, 따라오고, 또 떠난다.

요새는 감투에 대해 가끔 생각한다.

무얼 하고, 무얼 하고, 무얼 하고….

여기서 가장 중요하고, 또 본질적인 것은, '무언가'를 '하느냐' 아닌가?

무얼 하는 '누구'이고 그 누가 무슨 '명칭' 혹은 '직함'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중요한가…?

웹 환경의 변화는, 가령 '패션 블로거' 같은 신조어를 만들었다. 현재 위키피디아 영문판에 들어가면 꽤 전문적인 설명도 있다.

그런데, 듣도 보도 못한 '감투'를 스스로 씌우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을 볼 때, 나는 불편해진다.

그들이 나와 다르다고 웃어 넘길 수 있지만, 감투에 대한 집착 비스름한 것을 볼 때, 꼭 저래야 하나 싶다.

그런 것들이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 수는 있겠지만, 그들의 작업을 빛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빛나는 것은 감투를 쓰거나 주위를 부추긴다고 생기지 않는다.

진정성이 있는 것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드러난다.

사람들의 동조도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적어도 지금은 그렇게 생각한다.

사들이다 _ sat, November 13, 2010

어제는 펜을 샀다. 오벌 oval에 갔다. 무인양품의 0.38mm 펜을 두고 왔을 뿐이었지만 왠지 사고 싶었다. 영교 형과 영빈 형을 보고 영교 형과 대화하는 어떤 영화감독님이 계셨다. 사실 오벌의 펜 종류는 많지 않다. 아니, 적은 편이다. 고심했다. ICO라는 처음 본 브랜드의 볼펜을 샀다. '탁'하고 들어가는 기계적인 모습이 마음에 들었고 짙은 녹색과 검정과 밝은 하늘색 중 하늘색을 택했다. 고백하자면, 지난번 여기서 산 만년필도 아직 책상에 그대로 있다(리필(보충)용 심은 꼈다).

낭독회를 마친 후, 잡지사에서 나온 사진 촬영으로 억지웃음을 지으려니 그간 흘린 땀과 더불어 힘이 빠져서, 술을 좀 마시곤 싶었지만 요새 자주 마신 편이라 술 없는 금요일 밤도 나쁘지 않을 듯하여 홍대를 걸었다. 술집과 클럽이 있는 쪽 말고 옷 가게가 있는 산울림 소극장과 정문 아래쪽을 걸었다. 대부분 가게는 동대문에서 만든 옷을 팔았다. 이런 여성복도 종종 유심히 본다. 어떤 것들이 오고 가는지 알 수 있으니까. 그중 몇 개의 빈티지 가게에 들어갔지만, 대체로 여성복을 팔았고 그리 예쁜 건 없었다. 그러다 들어간 가게는 빈티지숍인가 했는데 '진호 진스 Jeanho Jeans'라는, 예전에 에이랜드 A Land에서 보고 '오 뭐지' 싶었던 것이었다. 가게의 제품들은 진호 진스의 것들이 대부분이었지만 인디언 패턴을 넣은 카디건처럼 헌 옷을 리폼한 것들은 예뻤고, 행거 뒤편에 걸린 빈티지 옷 몇 개를 입어보다가 체크무늬 블루종을 하나 샀다. 커다랗고 투박한 YKK 지퍼와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안감, 그리고 촌스러워서 조금 투박한 자부심이 느껴진 옷 안쪽의 탭에 새긴 글씨(This wear is made by best fabric and high quality fancy men's fashion for tommorow)가 결정적이었다. 이너로 입을 티셔츠도 한 장 받았다.

요즘 매는 이스트팩 Eastpak과 소프 SOPH.의 합작 배낭(백팩)은 거의 내가 찾던 백팩의 완결판 수준이었고, 오랜 숙성 끝에 매일 맨다. 일전에 무신사 사무실에서 봤을 때보다 맸을 때의 느낌이 더 좋다.

헌 옷이 아니라 '빈티지'를 고르는 재미를, 스물여덟 살이 지나가는 해에 느낀다.

G20 _ sat, November 13, 2010

세계 정상들이 스무 명이나 서울에 오고, 비즈니스와 종교와 언론의 서밋(summit, 정상회담)이 열리고, 국가에서는 일부 지역 사람들에게 자발적 2부제 협조를 당부하고, 여러 곳에서 시위했지만 언론들은 크게 다루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그 시위에는 별로 공감하지 않았고, 그 외에 아무리 생각해도 코미디 같은 일들 몇 가지, 뭐 그런 것들은 해프닝(촌극) 수준이라고 해도.

사실 나는 G20 회담 자체에 반대는 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정부에서 엄청난 성과처럼 회담 유치를 선언했을 때 그들이 자부심을 느낄 정도라면 그래도 되는 거 아닌가 생각했다. 어제 끝난 서울 선언문을 생중계로 보면서, 요즘 세계 경제 이슈 중 가장 중요한 '환율 전쟁'에 대한 어느 정도 합의점을 도출했다는 점은 긍정적이었지만 그러면, 그다음은? 이란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G20은 세계 경제의 80%를 차지하는 정상(국가)의 모임이다. G7(서방 선진 7개국 회의)에 들지 않은 아시아 국가가 최초로 G20의 의장국이 되어 자국에서 개최한 것, 이런 것은 혹자가 대통령, 혹은 이 정부를 싫어한다고 해도 분명한 성과 중 하나일 것이다(자본주의 사회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겐 G20 자체가 엄청난 반감이 드는 일이겠지만). 부끄러워하거나 자부심을 갖지 않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주요 20개국의 정상회담이란 것은 아직 경제 이슈만 다뤄도 벅찬 걸까. 우리에게 경제는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지만, 그 외의 것을 동등한 수준의 아젠다(의제)로 다루기엔 사람들 삶이 아직도 팍팍한 걸까…?

요즘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주도하 는 빈곤과 기아 퇴치를 위한 노력 같은, 범지구적인 차원에서의 환경 얘기라든지, 그렇게 정부가 신경 쓰는 녹색 성장에 대해서 - 한국이 정말로 이 패러다임을 주도하려 한다면 - 환율 전쟁의 합의와 비슷한 수준의 무언가를 제안하고 발표할 순 없었을까. 사실 환율 전쟁이라는 이슈도 미국과 중국이 큰 축을 차지하고, 일본과 독일 같은 나라가 그다음이지 않나. 한국은 의장국으로서 그들의 전쟁을 중재하려고 한 성과를 발휘한 셈이지만, 한국만의 이슈를 만들어서 선점하고, 그것을 선언문의 형태로 할 수 있는 합의를 냈다면 아마 훨씬 커다란, 진심에서 우러나온 자부심이 생기지 않았을까. 무지한 내가 모르는 걸까, 아니면 이틀이란 시간은 그런 거대한 이야길 하기엔 벅찰 정도로 짧은 걸까.

스무 개의 나라 정상들이 모여 회담한다고 해서 그간 보인 기사와 몇 가지 씁쓸한 해프닝은, 마치 중고등학생 시절 '장학사 감찰' 온다고 전교생이 청소하고 난리 법석을 떨던 광경을 떠올리게 했다. 아마도, 정부가 그러지 않았어도 우리들의 수준은 몇 번의 커다란 세계적인 이벤트를 거치며 올랐을 것이다. 해프닝과 패러디에 대한 얘기는 웃고 넘기는 수준에서 그만두자. 이 합의 기관이 정말로 유효하고 또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면 우리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껍찔 속 열매를 까보는 것이 현명하다. 당국자와 정부, 그리고 언론 또한 보여주고 생색내기 식의 평가보다, 정작 회담 자체에 대해선 얼마나 진지한 논의가 있는지, 그들이 다룬 이슈 이상의 것들, 한 마디로 보여주지 않은 것들에 대한 비판적 의견 제시도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Sunday, November 21, 2010

short essay for Jang Yoon ju




Seoul, S.Korea
fri, February 5, 2010
Jang Yoon ju 장윤주 (31), model & musician

place: Cheongdam-dong, Gangnam-gu

장윤주

모델 장윤주를 안 것은 십 대 시절일 것이다. 소녀 취향의 월간 패션 잡지가 처음이었을까. '티티엘 TTL'이라는, 지금도 버리지 않고 갖고 있는 무가지에서 소년과 소녀 사이 어딘가에 있는 듯한 스무 살의 장윤주가 웃고 있었다. 그 후로 나는 (물론 당연히) 지면이나 티브이를 통해서 그녀를 보았고, 데일리 프로젝트에서 일할 때에는 눈인사 정도를 하게 되었다. 언젠가 모 편집매장의 아울렛 매장에서 어색하게 인사를 주고받던 기억도, 어색한 만큼 생생하다.

그녀와 오래 처음으로 얘기해본 것이 2009년 '한국 패션의 지금: 서브컬쳐에서 하이패션까지' 강의를 준비하면서부터이다. 지금 생각해도, 그 강의는 좀 비현실적인 부분이 많았다. 무턱대고 친분 없는 사람들에게 연락하고는 강의를 설명하고, 설득하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의 연결고리들의 묶음이랄까. 장윤주 씨를 소개해준 것은 보그 코리아 VOGUE Korea의 신광호 패션 디렉터님이었고, 장윤주 씨에게 전화하기 전에 정신 씨에게 미리 이러이러한 것을 할 것이라, 말해두었고 장윤주 씨와 절친한 정신 씨는 무척 흔쾌히 내 의도를 전달해주었다. 나는 생각보다 소심한 사람이라, 무언가 성사되기 전에 굳이 그렇게까지 않아도 되는 걱정도 많이 하는데, 그녀의 연락을 기다리는 시간이 내겐 그랬다. 어렵사리 연이 닿아 만난 어느 점심시간, 모처에서 만난 그녀는 내가 생각한 것 같은 사람이었다. 잘 웃고, 호탕한 웃음소리를 가진, 밝은 모습의 여성. 그러나 내가 잘 알지 못할 내면에는 유리처럼 연약한 부분도 왠지 있을 것 같은, 그러나 내게 어떤 노트를 쓰고 어떤 잡지를 보느냐고 묻는,
요즘은 잘 안 봐서 모르겠다며 웃는 사람이었다. 강의 몇 시간 전 만나 얘기 나눈 커피숍을 나서면서 - 살짝 노을 지던 하늘을 보면서 - 서른 살의 감상을 말해주던 그녀. 이상하게도, 그 서른 살의 느낌은 내게 확 와 닿는 무언가가 있었는데, 그 단어들만은 아무리 애를 써도 기억나지 않는다.

그 후로 그녀와 자주 보진 않았다. 바쁘기도 했고, 사적으로 자주 볼 만큼의 친밀함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내게 장윤주라는 사람은, 어딘가 닮고 싶으면서 또 달라서 좋은 그런 느낌이다. 팬이라거나 롤모델이라거나 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언젠가 우연히 만나서, 공백 사이의 살아온 얘길, 친밀함에 비례하지 않고도 꺼낼 수 있고 또 들어줄 것만 같은 그런 사람이다. 이것이 일방적인 느낌이더라도, 내겐 그러하다.

written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coat _
onepiece _
shoes _

necklace _

homepage: www.cyworld.com/jjmullan / www.jangyoonju.com

Saturday, November 13, 2010

New Balance _ STREET CAMPERS



STREET CAMPERS
2010 New Balance Hungary Goosedown for 'Street Campers'.
_

Here is one of autumn/winter 2010-2011 'STREET CAMPERS' campaign for NEW BALANCE. Shoot in New Zealand, film by Dee Shin by GDW production, styled by Hong Sukwoo as known as yourboyhood,.

2010년도 뉴발란스의 헝가리 구스다운 패딩 아이템을 위한 광고, 스트리트 캠퍼스. 촬영지는 뉴질랜드입니다. 촬영은 GDW 프로덕션의 신동글 감독입니다. 저는 스타일링했습니다.


styled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fashion journalist / photographer of yourboyhood.com, and stylist.

Friday, November 12, 2010

The Hankyoreh Newspaper MagazineESC _ STREET/SMART #1 Han Sang hyuk





Seoul, S.Korea
thu, October 07, 2010
Han Sang hyuk 한상혁 (39), MVIO creative director

place: Susong-dong, Jongno-gu

coat _ MVIO
vest _ MVIO
shirt _ Universal Language
pants _ MVIO
shoes _ MVIO
tie _ MVIO
glasses _ Robert Geller
watch _ Rolex

STREET/SMART by Hong Sukwoo, yourboyhood.com

스트리트/스마트, 소개글

스트리트/스마트는 길거리에서 만난 사람들과 보통 사람들의 패션을 이야기합니다. 패션위크 기간 만나는 캣워크 속 모델들은 멋지지만, 그들의 패션은 사실 현실과 괴리감이 있습니다. 화려하지만 비현실적인 패션 대신 필자가 만나온, 혹은 우연히 만난 사람들의 패션을 사진과 이야기로 엮어낼 것입니다. 필자는 2006년부터 ‘당신의 소년기, yourboyhood.com’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서울의 패션과 풍경을 소개하고 글을 써왔습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단순한 스트리트 패션 사진이 아닌 사진 속 ‘사람의 이야기’를 함께 풀어내겠습니다.

한상혁 (만 서른아홉),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Han Sang hyuk (39), MVIO creative director

패션 디자이너에는 두 부류가 있다. 옷을 만드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스스로 입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MVI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상혁은 아마도 후자에 속할 것이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내가 어느 남성지의 온라인 리포터로 일하던 2006년 가을이었다. 독립 디자이너가 아닌, 기업이 운영하는 남성복 브랜드의 수장으로는 최초로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시절. 컬렉션 준비가 한창이던 무대 뒤에서 미리 본 옷은 당장 런던 컬렉션에 갖다 놔도 어울릴 것만 같았다.

당시만 해도 아직 사람들이 ‘남성복의 클래식 복식’ 문화에 대해 대중적인 관심을 갖기 전이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클래식 복식에 청년 시절의 풋풋함과 직접 겪은 이야기,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댄디(dandy)함’을 버무려냈다. 한상혁이 진두지휘해 만든 옷은 단연코 프로페셔널의 결과물이었지만, 그가 애착을 둔 문화에 대한 애정 어린 아마추어리즘도 엿볼 수 있었다. 고등학생 시절에는 진지하게 영화 학도를 꿈꿨던 그는 근 10년이 지나서 직접 감독한 단편영화를 컬렉션 무대에 올리며 입봉(?)의 꿈을 이뤘다(단역 배우로 출연도 했다). 이상과 현실에서 갈등하던 시절, 우연히 본 단편 만화를 기억해내고 작가에게 직접 연락을 취해 만든 애니메이션을 컬렉션 직전 상영하고, 외국 음악이 점령했던 컬렉션에서 한글 가사가 들리는 루시드 폴(lucid fall)의 노래를 튼 것은 잔잔한 파격이었다. 한상혁이 만든 패션쇼에선 남들에게 보이기 위한 패션의 또 다른 얼굴이 있었다. 타인과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한 따뜻한 마음이 있었다.

내가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것은 2006년이다. 한상혁도 종종 내 피사체가 되어왔다. 한 브랜드를 짊어진 책임자이자, 디자이너이면서, 회사에 출근하는 회사원 신분이기도 한 그의 옷차림은, 흔히 회사원 하면 떠올리는 지루하고 약간 큰 사이즈의 양복과는 거리가 멀다. 부드러운 검정 양가죽에 금색 버클이 박힌 서류가방을 들고, 굵게 직조한 캔버스 면 소재 겨자색 바지를 입고, 노르딕 패턴이 들어간 상아색 니트타이를 맬 줄 아는 멋쟁이다. 컬렉션을 만들 때마다 선보인 보타이(bow tie, 나비넥타이)는 그가 실제로 즐겨 매는 아이템이기도 했고 젊은 남자들이 보타이와 블레이저(blazer)에 친숙해진 것에 약간의 자부심도 있다. 그렇다면 한상혁은 어디에서 쇼핑을 할까? 서울에 있을 때에는 엠비오와 유니클로(UNIQLO)에서 옷을 산다. 유니클로에선 기본적인 티셔츠나 스웨터를 사는 편이고, 자신이 수장으로 있는 엠비오에선 컬렉션에서만 선보인 샘플 의상부터 판매용 상품까지 다양한 옷을 산다. 그 외에는 일 년에 몇 번씩 있는 정기 출장 때, 주로 들르는 몇 군데의 단골 편집매장에서 쇼핑한다. 그의 선한 눈매와 어울리는 안경은 뉴욕 출장 때 산 ‘로버트 겔러(Robert Geller)’라는 젊은 미국 디자이너의 것이고, 빳빳한 흰색 옥스퍼드 셔츠는 일본 출장 때 산 ‘유니버설 랭귀지(Universal Language)’의 것이다. 대량생산에 익숙한 한국에서 만들기 어려운, 복잡한 공정으로 만드는 소규모 셔츠 메이커도 좋아한다. 최근 관심 있게 본 브랜드는 미국의 제이크루(J.Crew)인데, 거기서 산 워싱된 셔츠뿐만이 아니라 지역 출신 디자이너들이 만든 좋은 물건을 함께 선보이는 유연한 사고방식에 끌렸다.

그는 옷을 디자인할 때와 입을 때의 원칙이 같다. 항상 ‘바지부터’ 시작하는 것! 디자인할 때의 그는 머릿속 모델에게 어떤 바지를 입힐지, 가느다란 실루엣인지 여유로운 실루엣인지를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셔츠를 생각하고, 어울릴 재킷과 신발을 디자인하고,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액세서리를 정한다. 그런 작업이 이어지면 하나의 스타일이 나오고 그것들이 모여 한상혁 식(式) 옷이 된다. 옷을 입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어나서 옷장 앞에 서면, 항상 그날 입을 바지를 먼저 고른다. 오늘 입은 겨자색 바지는 여유로운 핏을 가진 복사뼈 정도 길이의 것으로, 두꺼운 직조 방식으로 만들어 컬렉션에 올렸던 것인데 최근 자주 입는다. 코트와 조끼를 무채색으로 통일한 대신 연한 가죽색이 살아 있는 스웨이드 구두와 타이로 힘을 실었다. ‘클래식 패션’ 하면 떠오르는 엄격한 규칙을 빗겨가면서, 적절한 변주를 슬쩍 첨가하는 것이 한상혁의 코디네이션이다. 그가 만드는 옷과도 꼭 닮았다.

written and photograhs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fashion journalist / photographer of yourboyh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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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바지부터 시작하라! [매거진 esc]

홍석우의 스트리트/스마트

클래식 패션의 전형을 깬 남성복브랜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한상혁

패션디자이너에는 두 부류가 있다. 옷을 만드는 것만 좋아하는 사람이 있고, 스스로 입는 것을 즐기는 사람도 있다. 남성복 브랜드 ‘엠비오’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한상혁(39·사진)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그를 처음 만난 것은 내가 어느 남성지의 온라인 리포터로 일하던 2006년 가을이었다. 독립 디자이너가 아닌, 기업이 운영하는 남성복 브랜드의 수장으로는 최초로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한 시절이었다. 당시만 해도 아직 사람들이 ‘남성복의 클래식 복식’ 문화에 대해 대중적인 관심을 갖기 전이었다. 그는 자신이 경험한 클래식 복식에 청년 시절의 풋풋함과 직접 겪은 이야기,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댄디함’을 버무려냈다. 한상혁이 만들어낸 옷은 프로페셔널의 결과물이었지만, 그가 애착을 둔 문화에 대한 애정 어린 아마추어리즘도 담겨 있다. 직접 감독한 단편영화를 컬렉션 무대에 올리며 단역배우로 출연하고,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얘기한 단편만화 작가에게 연락을 취해 만든 애니메이션을 컬렉션 직전 상영했다.

내가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본격적으로 찍기 시작한 2006년부터 한상혁도 종종 내 피사체가 되었다. 한 브랜드를 짊어진 책임자이자 패션디자이너이면서, 회사원 신분이기도 한 그의 옷차림은 흔히 ‘회사원’ 하면 떠오르는 지루하고 약간 큰 사이즈의 양복과는 거리가 멀다. 부드러운 검정 양가죽에 금색 버클이 박힌 서류가방을 들고, 굵게 직조한 캔버스 면 소재 겨자색 바지를 입고, 노르딕 패턴이 들어간 상아색 니트타이를 맬 줄 아는 멋쟁이다. 컬렉션을 만들 때마다 선보인 보타이(나비넥타이)는 그가 실제로 즐겨 매는 아이템이기도 했고 젊은 남자들이 보타이와 블레이저(금색 단추가 달린 기본형 재킷)에 친숙해진 것에 약간의 자부심도 있다.

그렇다면 한상혁은 어디에서 쇼핑을 할까? 서울에서는 자신이 만드는 옷을 입거나 종종 ‘에스피에이(SPA) 브랜드’(직영 판매점에서 대량생산 제품을 저렴한 값으로 파는 브랜드)에서 옷을 산다. 컬렉션에서 선보인 샘플 의상부터 판매용 상품까지 다양한 옷을 사입고, 에스피에이 브랜드에선 기본 티셔츠나 양말을 사는 식이다. 그 외에는 일년에 몇번씩 있는 정기 출장 때, 주로 들르는 몇 군데의 단골 편집매장에서 쇼핑한다.

그는 옷을 디자인할 때와 입을 때의 원칙이 같다. 항상 ‘바지부터’ 시작하는 것! 디자인할 때의 그는 머릿속 모델에게 어떤 바지를 입힐지, 가느다란 실루엣인지 여유로운 실루엣인지를 먼저 떠올린다. 그리고 셔츠를 생각하고, 어울릴 재킷과 신발을 디자인하고, 포인트를 줄 수 있는 액세서리를 정한다. 그런 작업이 이어지면 하나의 스타일이 나오고 그것들이 모여 한상혁 식 옷이 된다. 옷을 입을 때도 마찬가지다. 아침에 일어나서 옷장 앞에 서면, 항상 그날 입을 바지를 먼저 고른다. 오늘 입은 겨자색 바지는 여유로운 핏을 가진 복사뼈 정도 길이의 것으로, 두꺼운 직조 방식으로 만들어 컬렉션에 올렸던 것인데 최근 자주 입는다. 코트와 조끼를 무채색으로 통일한 대신 연한 가죽색이 살아 있는 스웨이드 구두와 타이로 힘을 실었다. ‘클래식 패션’ 하면 떠오르는 엄격한 규칙을 비껴가면서, 적절한 변주를 슬쩍 첨가하는 것이 한상혁의 코디네이션이다. 그가 만드는 옷과도 꼭 닮았다.

» 그는 어떤 옷을 입었나? 코트, 베스트, 팬츠, 신발, 넥타이-엠비오 / 셔츠-유니버설 랭귀지 / 안경-로버트 겔러 / 시계-롤렉스

» 홍석우의 스트리트/스마트

홍석우 패션저널리스트

www.hani.co.kr/arti/specialsection/esc_section/443806.html

written and photographs by Hong Sukwoo 홍석우 (yourboyhood@gmail.com)
fashion journalist / photographer of yourboyhoo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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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EET/SMART is my new column for The Hankyoreh what is a daily newspaper in South Korea. I shoot to person in the street, it focused on person who has own style & story. That I showed street fashion photographs and essays for them. (First article is original one, below one is article for The Hankyoreh that is little edited.)

Thursday, November 11, 2010

thu, August 27, 2009 _ 너의 목소리가 들려

델리스파이스 1집의 챠우챠우라는 노래가 나왔을 때, 분명 그들의 1집이 나온 것은 실시간으로 알고 있었지만 아직 고등학생이었던 나는 한국의 인디 힙합에 더 빠져 있었다. 내가 산 첫 외국 음반이 나스 Nas의 1집이었고 지금도 가지고 있는 걸 보면, 누구도 보여주지 않은 노트에 라임 같은 것을 끼적이고 있던 것을 보면, 분명 그때의 나는 힙합이었다.

챠우챠우라는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좋아했다. 아무리 애를 쓰고 막아보려고 해도 들리는 너의 목소리. 단순한 기타 루프와 몇 마디 가사의 반복일 뿐인데 이리 사람의 마음을 흔들다니. 그 노래를 다음에 어디서 들었던가, 조승우와 이나영 주연의 영화 '후아유'였나. 이나영은 참 좋아하는 배우다. 조승우도 그렇지만. 그 영화를 보고 그들의 젊음을 본 기분이어서, 20대에 들어선 나의 마음도 두근거렸다.

누군가 그랬다. 델리스파이스의 챠우챠우는 사랑 노래가 아니라고. 평론가들의 개소리에 대한 노래라고. 아무리 막아보려고 해도 들리는 것은 연인 혹은 옛 연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평론가들의 것이라면서. 사랑 얘기로 들었던 이들을, 슬며시 비웃었다.

그러면 어때. 델리스파이스가 진짜로 평론가들에게 얘기한 거라고 해서 뭐가 다르냐구. 나에게 이 노래는 그렇게 들리지 않는다. 설령 그게 맞더라도, 노래가 생명을 가지는 것은 부르는 사람의 목소리가 듣는 사람의 귀로 들어와 그의 머리 속에 박히는 순간까지다. 너의 목소리가 들린다는 반복된 가사는 들을 때마다 휑한 마음에 생채기를 낸다.

sun, November 07, 2010

멍청하게 랩탑을 잃어버렸다가 찾은 얘기는, 정말 하루에 수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트위터에 올린 것은 말 그대로 '지푸라기 잡는 심정'이었고, 들렀던, 탔던, 모든 곳을 알아내 전화해봤지만 당최 잃어버린 곳조차 알 수 없었다. 서면에 가는 밤의 덜컹거리는 버스에서 무거운 가방을 멘 채로 받은 모르는 번호의 전화, '홍석우 씨 핸드폰 맞죠?'로 시작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2010년의 모든 기록과 작업이 있는 랩탑이었는데. 그렇게 찾게 됐다. 말도 안 되게, 기적적으로.

밖에는 쿠르릉 소리가 들린다. 며칠간 구두만 신어서 오늘 비 오면 안 되는데,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히 비는 안 왔다. 내일은 8도에서 9도라지. 난 나가야 하지. 우산 쓴다고 해도, 그 정도 기온이라면 돌아다닐 맛이 나지. 간만에 운동화 신어야지.

불면의 밤이다. 불면의 밤은, 불안의 밤이기도 하다. 정체불명의 무엇과 그리 싸우고 있나? 아니, 정체는 알고 있는데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것은 아닌가? 보통 모른다는 것은 대체로 정답, 알고 있으니까. 충전해놓고 서서히 달아가는 건전지에 동질감 비스름한 걸 느낀다, 가끔은.

김승옥의 책을 다시 읽을 생각이다.

지난주도 마감의 시즌이었는데, 이번 주는 더 한데다, 스타일링 일을 오랜만에 맡게 되었다. 부담감은 항상 짓누르지만 그것들이 모여 원동력이 됨을 부정할 순 없다.

부산이 왕복 5시간도 안 걸린다는 게 적응이 되지 않는다. 잠깐 졸다가, 아이폰을 만지다가, 서울 도착 10분쯤 남았을 때의 안절부절못한 기분만 뺀다면 이건 서울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다. 다만, 표를 끊고 개찰구를 통과하기 직전의, 혹은 도착한 곳을 막 나설 때의 차가운 공기 같은 것들은 잠깐 빠져나온 일상을 느끼게 한다.

건조하지 않게 젖은 수건을 방에 매달았다. 눈이 퀭하다. 좋은 물건을 볼 줄 아는 혜안과 좋은 사람과 지속할 줄 아는 선한 마음을 갖고 싶다.

아쉬운 것들이 많아지는 게 나이를 먹는 것과 같은 뜻이라고 생각했다.

Tuesday, November 09, 2010

Jeremy Scott for Longchamp





Seoul, S.Korea
sun, February 7, 2010
An So hee 안소희 (19), student & singer

place: Cheongdam-dong, Gangnam-gu

She is my all time favourite model for yourboyhood,. This is very relaxed, I like her taste of fashion.

jacket _
parka _
leggings _
shoes _
Jeremy Scott for adidas Originals by Originals
bag _ Jeremy Scott for Longchamp

homepage: www.wondergirlsworld.com

우리 모두의 책 읽는 시간, 두 번째


우리 모두의 책 읽는 시간, 두 번째 안내

일시 when /
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오후 8시 8pm fri, November 12, 2010

장소 where /
서교동 유어마인드 your-mind, 5F, View Bldg., 326-9 Seogyo-dong, Mapo-gu

입장료 무료 free admission, reservations only

안내 information /
11월 12일 금요일 오후 8시부터 서교동 유어마인드 책방에서 <우리 모두의 책 읽는 시간, 두 번째>가 열립니다. 지면과 온라인상에는 수많은 인용과 문장이 넘치는데, 서로가 마주한 자리에서는 책을 공유하거나 함께 읽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유어마인드와 여러 낭독자들은, 한 번 읽어보려고 합니다. 낭독자들은 짧은 시간에 걸쳐 추천하는 책의 부분을 읽은 뒤, 그에 대한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들려주게 됩니다. 관람객들은 자유롭게 앉아 낭독자들이 읽어주는 이야기를 듣는 시간입니다.

낭독자 readers /
박사 (북칼럼니스트 book columnist)
송은지 Song Eun Ji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Sogyumo Acacia Band)
이로 iro (유어마인드/수상한m your-mind/suspicious m)
표기식 Pyo Ki sik (디자이너 designer)
홍석우 Hong Sukwoo (패션 저널리스트/yourboyhood.com fashion journalist)

(낭독자는 변경/추가될 수 있습니다)
(각 낭독자가 읽는 책의 목록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습니다)

신청 request /
관람은 사전예약제로 진행됩니다. 총 인원을 미리 알기 위한 조치이니 부담없이 신청하시면 됩니다.
(관람이나 입장의 요금은 전혀 없습니다)

신청게시판 request board /
http://your-mind.com/front/php/b/board_list.php?board_no=101

문의 contact /
ym@your-mind.com / 070.8821.8990

약도 및 위치 map and location /
http://yourmind-bookshop.tumblr.com/m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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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교동의 책방 유어마인드에서 여는 낭독회, '우리들의 책 읽는 시간, 두 번째'에 낭독자로 참여합니다. 무려 G20 정상회담이 열리는 금요일 저녁 8시부터, 입니다. 읽을 책은 정했지만, 당일까지 비밀로 하랍니다. 저 말고도 좋은 낭독자분들이 계신데다 예약만 하면 따로 입장료는 없습니다. 책과 낭독에 관심 있는 분들은 신청해보셔도 좋을 듯 해요. 저도 '낭독회'는 처음이라, 연습 좀 해보고 가야겠습니다.

Sunday, November 07, 2010

sun, October 31, 2010 _ stationery

'인터넷 쇼핑몰'이란 개념 자체가 생소하던 시절에는 이런 얘기를 종종 나눴다. "그래도 옷은 입어보고 사야지." 물론 지금도 그런 사람, 많겠지만 사실 나는 닷컴 버블 이후의 인터넷 세대에 속하기에, 인터넷으로 옷 사는 게 어색하지 않다. 사이즈 실패라든지 사기(국외 입금 후 판매자가 배송하지 않음) 등의 경험도 있지만 요새도 드물게 샀다. 그렇지만 내가 사는 곳은 거의 한정적이다.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이베이 eBay 하나뿐. 종종 이용하던 외국 편집매장들에 눈길이 덜 가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그에 못지않은 옷을 살 수 있는 곳이 늘었기 때문이리라(세일 만세). 옷 외의 것들은, 불편을 감수하고서라도 대부분 웹 공간 밖에서 산다. 봄에 새로운 카메라를 산 것도 압구정동의 매장이었고 새로운 랩탑을 산 것은 학생 할인 적용 때문에 웹으로 사려고 했으나 워낙 까다로워서 포기하고, 전화 상담으로 샀다(전화 만세).

옷 외에 기쁨을 주는 쇼핑은, 요즘은 작은 액세서리들, 그리고 문구류이다. 어제는 벨엔누보 Bell&Nouveau의 50% 세일 행사에 우연히 갔다가 폴로 Polo Ralph Lauren과 럭비 Rugby 라인의 양말을 두 개 샀고, 금요일에는 한 달 전에 주문한 슬립워커 SLWK.의 키트 백을 샀다. 얼마 전부터 한남동의 서점 포스트 포에틱스(포포) post poetics에서는 홍대 쪽의 디자인 문구점 오벌 Oval과 함께 한 팝업스토어(반짝가게) pop-up store를 열고 있다. 아직 가보진 않았지만, 오벌의 아이템들을 워낙 좋아하기에 포포의 팝업스토어 또한 기대한다. 2주 전, 주말만 문 여는 오벌에 거의 2년 만에 방문해서 지금 잘 쓰고 있는, 일본 카우북스 Cow Books에서 샀던 한정판 공책의 새로운 버전과 합성수지로 나무 질감을 재현한 보충(리필)형 만년필을 샀다. 그 두 개 사는데 워낙 침을 질질 흘리며(물론 진짜 흘린 건 아니지만 조금 나왔을지도) 로봇 장난감 보는 소년처럼 헤벌쭉해서 직원분도 어이없으셨을 거다. 사실 그날, 좀처럼 가라앉은 기분이 가시질 않았는데 '물질의 힘'으로 좀 좋아졌었지.

'언젠가는 문구점을 하고 싶습니다!'까진 아니더라도, 언젠가 무언가를 큐레이팅, 혹은 감독할 수 있는 기회, 아니 그런 것에 참여할 기회가 생기면 패션에다가 문구류의 퓨전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다. 참 재밌을 것 같은데, 나만 그렇게 느끼는 건 아니겠지. 그래서 나는 오늘도 노트를 어떻게 하면 가방 없이 들고 다닐 수 있을까 궁리한다. 진지하게 다음에는 슬립워커에서 코트를 맞추고 그 안에 내가 자주 쓰는 노트와 펜을 꼭 맞게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고 부탁해볼 참이다(SLWK. 만세).

일요일 저녁이 되니, 그나마 다양한 문구류를 볼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매장인 교보문고의 일요일 저녁이 생각난다. 평일보다 사람이 적은 문 닫을 시간대의 교보문고는, 그 바글거리는 사람들이 뜻밖에 적고 평온해서 생각을 정리하거나 충동적으로 무언가 사기에 딱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덕분에 나도 마지막 방문 때는 - 일요일은 아니었지만 비슷한 느낌의 평일이었다 - 린코 가와우치 Rinko Kawauchi의 사진집을 샀다. 이제 해는 여섯 시 반이 되기 전 다 진다.

이쯤에서 한 번, 문구도 만세.


추신. 팝업스토어를 온라인한국어맞춤법/문법검사기에 돌리니 '반짝가게'라고 번역했다. 반짝가게 괜찮네.

thu, October 28, 2010 _ pressure

'압박'이란 단어가 '프레셔 pressure'라는 영어와 같은 뜻이란 걸 안 것은 아마도 '기동전사 건담' 때문, 그러나 건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던 세대는 아니니까,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중 하나였을 것이다. 고등학생 혹은 중학생 때였나. 거친 사춘기를 지날 때, 대학 입시 때, 당시에도 있었을 인간관계들, 혹은 돈 문제나 집안이 주는 스트레스 같은 것은 분명 압박이었을 테지만 그걸 '압박'이란 단어와 연결한 적은 별로 없었다. 생활기록부상의 나는 쾌활한 학생이었으니까. 어릴 때부터 마음을 분리하는 법을 깨우쳤던 걸까. 중학교 2학년 때 너무 인상을 찡그리고 다녔더니 이마에 주름이 생겨버려서, 고등학교 1학년 때는 작정하고 한 번 웃어보자, 라고 마음먹은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몇 달 만에 '석우는 참 잘 웃는다'는 얘길 듣게 됐다. 좀 질려버려서, 그 후로는 원상복귀까진 아니지만 무턱대고 웃어대진 않았다.

스무 살 이후에는 두 번 정도 인간관계가 확 바뀐 일이 있었다. 첫 번째는 스트리트패션 사진을 찍었던 이십 대 초반. 학교에 정이 없는 대신 동대문에 출퇴근하듯 드나들던 당시 정말 많은 사람을 알았다, 고 생각한다. 사실 그렇게 확장하고 싶은 관계는 아니었는지, 수없이 인사하고 사진 찍고 얘기하던 사람들과 제대로 된 술자리 한 번 갖지 않았다. 일하던 스트리트패션 회사가 망하고, 웹사이트는 없어지고, 200만 화소짜리 디지털카메라는 남고 사람들은 없어졌다. 생각해보면 당시는 관심사와 생활반경이 옮겨지던 시기였다. 동대문에서 홍대로. 친구들도 술도 홍대로. 몇 살 더 나이를 먹고서야 '아 그랬구나' 했던 거지, 연착륙과 다름없었기에 충격이 크진 않았던 것 같다.

무엇이 내게 압박을 주느냐고 스스로 물으면 몇 개 대답이 나온다. 내가 한 잘못들. 주로 다른 사람들에게. 내게 한 잘못들. 이건 남에게 한 잘못과 연결되는데다 깊숙한 어디를 푹 찌른 뭔가가 박혀 있으니까, 전자보다는 조금 심각하지. 그리고, 하는 일에 대한 전방위적인 생각. 어느 자리에 있을 때 내가 있어도 되는 자리인가 하는 사소한 물음에서 압박을 느낄 때가 있다. 정착지를 찾지 못한 유목민의 불안감이 비슷할까. 이런 얘기를 술자리에서 꺼내면 주위 사람들은 대체로 나의 의견에 반대하며 그건 그렇지 않아, 넌 잘하고 있어, 같은 얘길 하고 나도 거기에 호응해 수긍하는 편이지만 오래 숨어 있다가 나타난 두더지 잡기 게임의 두더지처럼 불현듯, 혹은 불시에 스멀스멀 다시금 피어오르는 이 연기 같은 마음은 어떤 걸까. 무어라 말해야 할까. 모두가 그럴 것으로 생각하고는 나도 그중 하나일 뿐이라는 일반화가 정답이거나 대답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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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좀 추워졌고 어제와 같은 옷을 입었다. 밑위가 긴 검은 바지, 울 소재 라이더재킷, 옥스포드셔츠와 니트. 신발만 러닝화로 바꿔 신었다. 창밖을 보니 눈치 없이 아직 노랗게 물들지 않은 은행잎들이 팔랑거린다. 압박에 대해 얘기하다 그 안으로 빠져들진 않고 싶다. 이런 마음일 때는 자꾸 언젠가의 대화가 떠오르는데, 조금 안타까운 것은 그때 본 하늘처럼 벅찬 기분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용히 생각에 빠지고 싶은 마음과 그 반대로 시끄럽고 싶은 마음이 공존한다. 항상 그래 왔다.

sun, October 17, 2010

없으면 없는 것에 대해, 있으면 있는 것에 대해, 가지면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해, 가지면 또 가진 것에 대해…. 사람은 항상 고민하고 또 생각하고 고민하길 반복한다. 혼자면 더 생각이 많아도, 작은 행복을 더 찾고 싶은 게 솔직한 마음이지만 가끔 나락으로 떨어질 때엔 참 답이 없지. 겨울이 즐겁길 바란다.

Thursday, November 04, 2010

Charity Party - Real Classic Flea Market by customellow with Dazed&Confused Korea



Charity Party - Real Classic Flea Market by customellow with Dazed&Confused Korea

where. cafe anthracite, 357-6 Hapjeong-dong, Mapo-gu
when. sat, November 13, 2010

커스텀멜로우 customellow와 데이즈드앤컨퓨즈드 코리아 Dazed&Confused Korea가 함께 벼룩시장을 엽니다. 그냥 여는 것만이 아니라, 판매 수익금은 캄보디아 아이들에게 보낼 연필, 가방 등을 위해 국제구호 NGO 에 기부된다고 하네요. 2010년 11월13일(토) 오후 4시 부터 밤 12시까지, 마포구 합정동 357-6번지 카페 무연탄(앤트러사이트 anthracite)에서. 톰스 TOMS 슈즈를 비롯해 빈티지숍 벨엔누보 BELL&NOUVEAU, 데어 투 레어 DARE TO RARE 등이 판매자로 참여합니다. 가봐야겠습니다.

www.customellow.com
www.dazeddigital.co.kr

hide and seek



Seoul, S.Korea
fri, January 22, 2010

place: Garosu-gil, Sinsa-dong, Gangnam-gu

hide and seek


photograph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Gap / Undecoverism By Jun Takahashi





Seoul, S.Korea
tue, January 19, 2010
Choi In ae 최인애 (23), student / Kim Jong sun 김종선 (26), student

place: Garosu-gil, Sinsa-dong, Gangnam-gu

jacket _ Gap /
coat _ / Undecoverism By Jun Takahashi
pants _ UNIQLO / Nikki
shoes _ Banana Fish / Dr. Martens
backpack _ /

homepage: bymandms.tumblr.com / sunizm.tumblr.com

Bernhard Willhelm





Seoul, S.Korea
tue, January 19, 2010
Lim Keon 임건 (26), Le Debut fasion editor & student

place: Garosu-gil, Sinsa-dong, Gangnam-gu

coat _ Bernhard Willhelm
shirt _ Gap
pants _ Basic House
shoes _ Converse
backpack _ Gap
glasses _ CK Calvin Klein

homepage: www.cyworld.com/lg1002

childlike building



Seoul, S.Korea
fri, January 22, 2010

place: Garosu-gil, Sinsa-dong, Gangnam-gu

snowman, front of sign at 'childlike building(동심 빌딩)'.


photograph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Wednesday, November 03, 2010

Patrik Ervell




Seoul, S.Korea
tue, January 19, 2010
Kim Min chul 김민철 (25), assistant MD(merchandiser)

place: DONGWOOK SUH Paintings, an exhibition with VOGUE Girl Korea, 10 Corso Como Seoul, 79 Cheongdam-dong, Gangnam-gu

jacket _ Patrik Ervell
sweatshirt _ suh sangyoung
shirt _ Beams
jeans _ A.P.C.
shoes _ Nike (Air Max 1)

homepage: unknown

Suh Dongwook








Seoul, S.Korea
tue, January 19, 2010
Suh Dongwook 서동욱 ( ), artist/painter

place: DONGWOOK SUH Paintings, an exhibition with VOGUE Girl Korea, 10 Corso Como Seoul, 79 Cheongdam-dong, Gangnam-gu

In January 2010, artist/painter Mr. Suh Dongwook exhibits with VOGUE Girl Korea at 10 Corso Como Seoul. He painted famous Korean actress Kim Min hee likes street fashion photographs and natural poses in his workroom. I really impressived at his first solo exhibition [Myself when I am real] at Alternative Space Loop. yourboyhood, loves Suh Dongwook.

all clothes brands _ unknown

homepage: unknown

door, 69



Seoul, S.Korea
thu, January 21, 2010

place: Anam-dong, Seongbuk-gu

door, 69


photograph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door, 68



Seoul, S.Korea
thu, January 21, 2010

place: Anam-dong, Seongbuk-gu

door, 68


photograph by Hong Sukwoo (yourboyhood@gmail.com)

Tim Van Steenbergen



Seoul, S.Korea
tue, January 19, 2010
Namgung Chul 남궁철 (27), sound researcher, stylist

place: Cheongdam-dong, Gangnam-gu

coat _ Tim Van Steenbergen
parka _ PUMA by Mihara Yasuhiro
knit _ UNIQLO
pants _ COSMIC WONDER Light Source 3
shoes _ unknown
bag _ COMME des GARCONS

homepage: www.cyworld.com/youareq / namgungquestiondies.blogspot.com